[이슈진단]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위한 '고강도' 대책 발표...박근희 대표 "책임지고 이행할 것"
[이슈진단]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위한 '고강도' 대책 발표...박근희 대표 "책임지고 이행할 것"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10.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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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ㅣ CJ대한통운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최근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작업 시간과 강도를 대폭 낮출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22일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택배기사 및 택배 종사자 보호를 위한 종합 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추가인력 투입으로 작업 시간 실질적 단축 ▲선제적인 산업재해 예방안 마련 ▲작업 강도 완화 위한 구조개선 등이다.

■ 작업 시간 단축, 업무 과중 완화로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 마련

CJ대한통운은 우선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택배 기사들의 작업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계획이다.

지원인력이 투입되면 분류업무에서 자유로워진 택배 기사들은 오전 업무 개시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시간 선택 근무제도 활용 가능하다. 즉 전체 근무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매년 500억원 정도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며, CJ대한통운은 추가인력 채용 등 구체적인 내용을 각 서브의 집배점과 협의해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기관에 의뢰해 건강한 성인이 하루 배송 가능한 적정량을 산출한 뒤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3~4명이 팀을 이뤄 물량을 분담할 수 있는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또한 산재보험 가입 실태조사를 진행, 모든 택배기사가 가입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집배점은 계약 시, 기존 점은 재계약 시 산재보험 100% 가입 권고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은 "건강검진 주기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뇌심혈관계 검사항목도 추가 모든 비용은 회사에서 전액 부담할 것"이라면서 "외부 전문기관 컨설팅 통한 체계적 건강관리 방안도 마련, 연 3회 방문 상담을 진행하고 고위험군으로 판정될 경우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집배송 업무 배제 또는 물량 축소 등을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소형상품 전용 분류 장비를 도입해 자동화 수준을 높일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자동분류장치인 휠소터에 이어 2022년까지 소형상품 전용 분류장 MP(Multi Point)를 추가 구축해 현장 자동화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정 부문장은 "2019년 말부터 휠소터와 별도로 소형상품 전용분류장비를 추가로 구축, 현재 35곳의 서브터미널에 설치를 마쳤으며 202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현재 회사가 처리하는 물량 중 소형택배화물 비율은 전체의 90%에 이르기 때문에 MP를 설치할 경우 전체 작업 시간을 감소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2022년까지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정 부문장은 "새롭게 조성된 기금은 기존에 시행 중인 택배기사 자녀 학자금 및 경조금 지원과는 별개로 긴급생계 지원, 업무 만족도 제고 등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현장의 상황을 최대한 반영해 택배기사 및 택배 종사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희 대표,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책임지고 실행"

종합 대책 발표에 앞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박근희 부회장은 직접 사과문을 낭독하며 "연이은 택배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회사를 맡고 있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택배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회사를 맡고 있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세밀하게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묻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보고드리는 모든 대책은 대표이사인 제가 책임지고 확실히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택배기사 및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 혁신 및 관련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