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빅딜' 이끈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누구?
[CEO] '빅딜' 이끈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누구?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0.2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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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낸드 분야에서 D램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해 사업구조 최적화를 이루겠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가운데, 이번 '빅딜'의 주역으로 업계에서는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지목된다.

지난 20일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10조3000억 규모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하는 사업 부문은 SSD 사업부와 낸드 단품,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Dalian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 인텔에서의 10년, SK하이닉스 미래 책임질 '빅딜'을 이끌다

이석희 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랜시간 고민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지난 2018년 취임사에서부터 임직원들에게 "SK하이닉스라는 존재 자체를 기술 혁신을 의미하는 이미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다방면의 사업부 성장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메모리반도체 사업부의 기술력 증대와, 이미지센서 개발,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대응책 등이 거론된다.

아울러 이석희 사장은 지난 2017년 SK하이닉스의 최대 실적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당시 사업총괄 직책에 있던 이 사장은 D램의 호황 시기 속에서, 전략 수립과 과감한 투자 결정 등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인수 과정에서는 이석희 사장이 인텔에서 근무한 10여년의 경력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사장은 인텔에서도 최고업적상을 3번이나 수상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당시 이 사장이 인텔에서 임원 후보에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내부 속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점이 인수 과정에서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의 가장 큰 특징은 인텔과 SK하이닉스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거래라는 점"이라며 "양사의 니즈를 파악했다는 점이 빅딜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 명실상부 '반도체 전문가'...경영 철학은 '행복 경영'

이석희 사장의 이력은 지난 1990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하면서 시작된다. 

이후에는 미국으로 떠나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 후 2000년 인텔에 입사한다. 인텔에서는 약 10년간 공정 개선업무와 연구원 직책을 맡았다.

이어 이 사장은 2010년부터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과 부교수로 재직한 후, 2014년 SK하이닉스 D램개발사업부문 부문장으로 이동한다. 2016년 SK하이닉스 사업총괄 COO에 임명됐고, 2018년 12월 대표이사에 취임해 현재까지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이석희 사장은 평소 '행복경영'을 강조하며 직원들과의 소통에 앞장서는 인물이다. 특히, 그는 수차례 '소통'과 '공감'하는 CEO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취임사에서 이 사장이 "(임직원들의) 어려움과 기대를 읽기 위해 노력하고, 동료이자 선배로서 먼저 다가가 소통하겠다"고 강조한 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 사장의 성격에 대해서는 꼼꼼하면서도 과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연구원 시절 제출한 논문이 아직까지 업계에서 사용될 만큼 '반도체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고 있기도 하다.

■ 향후 과제..."시장의 우려를 극복하라"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떠안게됐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낸드플레시 사업의 흑자 전환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이번 인수에서 사용한 대규모 금액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낸드 사업은 현재 업황 하갈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아울러 SK하이닉스의 부채 규모를 고려하면 자금조달 이슈도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기존 주력인 D램에서 낸드 부문까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성장이 확고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낸드 사업이 eSSD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며 업계 Consolidation(통폐합) 관점에서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석희 사장의 단기 과제는 직면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됐다. 더불어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사업 투자 등도 지속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