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이번엔 '베트남' 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광폭 행보...왜?
[이슈진단] 이번엔 '베트남' 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광폭 행보...왜?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0.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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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와 베트남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베트남 출장길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현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의 단독 면담을 진행한다. 이는 올해 초 브라질 TV 공장, 5월 중국 시안 공장, 이달 초 네덜란드 방문에 이은 4번째 글로벌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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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ㅣ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ㅣ사진=삼성전자

■ 이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무엇을 얻어왔나

이 부회장은 올해 위기 때마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과감한 결단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왔다.

올해 이 부회장의 첫 글로벌 행보는 브라질 제조공장인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이었다. 브라질 공장은 휴대전화와 TV를 조립하는 시설로 현지 시장이자, 생산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이 공장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경영에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방문했던 곳으로 20년 만에 재방문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 5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는 중국 시안 공장을 찾았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글로벌 기업인의 중국 방문으로, 당시 이 부회장이 수차례 코로나 검사를 받으면서까지 진행된 출장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현장에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이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 부회장의 방문 후에는 삼성전자의 300여명의 인력이 반도체 공장에 추가로 투입됐다.

이달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네덜란드에 방문했다. 현지에서는 반도체 노광장비 회사인 ASML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도 함께 모색했다.

이번 푹 총리와의 만남에서는 베트남 현지 투자에 대한 내용과, 삼성을 위한 베트남 정부의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 중국 시안 방문ㅣ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중국 시안 방문ㅣ사진=삼성전자

■ 갈길은 9만리인데...'발목' 잡는 사법리스크

올해 삼성에는 수차례 위기가 닥쳤다. 우선,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과, 경영권 불법 승계 관련 사법리스크가 지속적으로 '불안 요소'로 자리했고, 또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 등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과도 관련해 대내외 환경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이 부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차레 현장을 방문하며 '미래'와 '동행', '시간'을 강조해왔다. 실제 올해 진행한 현장 방문에서 임직원들에게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 "지치지 말고 도전해 가자.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자.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는 코 앞까지 다가왔다. 오는 22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첫 재판이 진행되며, 다음주에는 국정농단과 관련한 재판이 이어진다. 문제는 이 부회장이 사법 일정을 소화하며 경영행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재판 출석 일정이 잡히면, 이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 등을 포함해 상당한 소요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도 삼성전자의 글로벌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의 기소를 결정하며 우려했던 사안들이 실제 현실로 다가온 것.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법 일정 소화로 삼성그룹 경영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향후 삼성이 대형 M&A와, 미래사업 육성 등을 진행하는데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