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신한금융지주, 최대주주 자리 놓고 지분경쟁
[이슈진단] 신한금융지주, 최대주주 자리 놓고 지분경쟁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0.10.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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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본사 전경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새로운 대주주들이 이사회에 참여하게 됐다. 이에 창립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도 지분율 방어를 위해 앞다퉈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최대주주를 자리를 놓고 재일교포 주주와 사모투자펀드(PEF)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신한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변화와 이에 따른 지분 변동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장외 블록딜 형태로 오렌지라이프가 보유한 신한지주 지분 1000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했다.

시장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IMM의 신한지주 지분율이 기존 약 3.7%에서 4%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BNP파리바은행이 신한지주 주식 80~90만주 이상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상신주가 상장되고 IMM이 보유한 전환우선주까지 보통주로 바뀌면 BNP파리바의 기존 지분율은 3.55%에서 3.17%로 낮아지게 된다.

BNP파리바의 지분의 향방에 따라 신한금융 회장ㆍ행장 선임권을 쥔 이사회 구성까지 바뀔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달 홍콩계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을 대상으로 총 1조1582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를결의했다. 

이로써 두 사모펀드는 20일 각각 3.9%, 3.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으며, 사외이사 추천권도 갖게 됐다. 또 PEF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도 두 명 더 늘어나게 된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로 PEF 세 곳의 지분율은 총 11%이 넘어가게 되면서 재일교포 지분율과 비슷해졌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의 주요 주주 가운데 가장 '입김'이 센 재일교포 주주들 기존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이에 신한금융의 핵심인 재일교포 주주연합은 지분율 방어를 위해 증자 이후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최근까지 2% 가까이 지분율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교포들은 신한금융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지분율 20%를 넘길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이는 단일 기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95%)을 웃도는 규모다.

현재 신한지주 이사회는 1명의 사내이사, 2명의 기타비상무이사, 10명의 사외이사 등 총 13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이들 중 외국인 사외이사는 재일교포 주주 추천 이사 4명, BNP파리바와 IMM이 각각 추천한 이사 2명 등 총 6명이다. 여기에 AEP와 BPEA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각 1명씩 들어가게 되면 총 8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재일교포 주주는 4석, BNP파리바는 1석의 이사회를 보유 중이다. 조용병 회장 취임 후 IMM이 유상증자로 이사회에 진입했고, 어피니티와 베어링도 내년 이사회 증원을 통해 각 1석 씩의 사외이사 자리를 약속받았다. 이대로면 내년부터 신한지주 이사회는 글로벌펀드 추천 이사가 재일교포와 BNP파리바 측을 넘어설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잇단 대주주들의 지분매입으로 신한지주의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들어 금융사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그리며 신한지주의 주가 역시 저평가돼있는 만큼, 주요 주주들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지분 매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