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무역보험공사, '채권 종결 공습'...잃어버린 국외채권 1조 4000억
[국감] 무역보험공사, '채권 종결 공습'...잃어버린 국외채권 1조 4000억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0.10.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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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l 신정훈 의원실
자료 l 신정훈 의원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포기한 국외채권이 약 1조 4000억원에 달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말 기준, 무역보험공사의 국외채권 발생액은 4조 7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채무자 영업중단, 재산상태 불량 등으로 회수가 불가능해 종결된 종결액이 무려 국외 채권 발생액의 3분의 1인 1조 3892억원(29.3%)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돈을 떼인 것이다.

국가별 국외채권 발생 현황을 보면 총 4조 7450억원이다. 이 중 미국이 8023억원(16.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브라질 3364억원(7.1%), 파키스탄 3318억원(7%), 이란 3288억원(6.9%), 중국 2963억원 (6.2%), 러시아 2664억원 (5.6%) 순이었다.

또 국가별 종결 현황을 분석한 결과로는 총 종결액 1조 3892억원 가운데 미국이 4758억원(34.2%)로 압도적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폴란드 1739억원(12.5%), 러시아 1366억원(9.8%), 중국 967억원(7%), 브라질 810억원(5.8%) 순으로 많았다.

OECD 국가등급별 국외채권 현황을 보면 전체 국외채권 발생액 4조 7450억원 중 고소득 OECD 회원국 및 유로존 국가로 평가대상에서 제외된 미국, 폴란드, 일본,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 등의 채권발생액이 1조 4848억원 (31.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최저 등급인 7등급 파키스탄, 이란, 쿠바, 라이베리아, 이라크, 아르헨티나, 레바논, 몽골, 베네수엘라 등의 채권발생액이 1조 125억원 (21.3%)으로 조사됐다.

신정훈 의원은 “채권 추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요 국가별, 상황별 회수 노하우를 쌓고 국가별 법령체계 등에 대한 숙지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무보 해외 지사 뿐 아니라 현지 공관, 코트라 등 유관기관과 협업을 강화하고 특히 고액, 상습 사고를 유발하는 일종의 블랙리스트를 관리해 기업들에게 수출 전 위험 경보를 제공하는 등 사전, 사후 대응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무역보험공사 측 입장은 "채권 종결 처리한다는 것은 최종적으로 취하는 조치인데 해외에 있는 채무자가 파산을 했다거나 영업을 중단하는 등 상황이 되면 채권 회수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판단해 제한적으로 종결 처리를 한다"며 "이는 채권 회수를 위한 가용 인력이 제한돼 있어 회수 가능성이 높은쪽을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이 많이 가고 오래된 채권일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회수가 안되는 채권이 있어서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종결 처리 한다"며 "해외 채권 추심이 국가마다 상황과 법률이 너무 다르고 어려워서 해외 추심 직원(현지기관)과 협업해 가능하면 채권 회수율이 조금 더 높은 기관들을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고 몇몇 국가들은 현지 지사에서 현지 직원을 채용해 코트라 등 현지 유관 기관과 공조해 채권 추심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12대 신사업 무역보험사고 발생 및 보험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2대 신사업에 대한 무역보험 사고금액은 총 478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역보험사고는 2018년 222억원에서 2019년 123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9월 말 기준 현재 133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전기차·바이오헬스·차세대 반도체 등 12대 신산업 수출기업에 대한 단기수출보험 지원액이 지난 9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16.6% 증가한 11조 9000억원을 지원했다.

단기수출보험 지원액은 지난 2017년 10조원대를 넘어선 이후, 2018년 11조9000억원(700개사), 지난해 14조2000억원(823개사)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런 추세를 고려했을때 올해 사고금액이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미래먹거리이자 국가경쟁력의 주축이 될 12대 신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적극 육성 의지는 높게 평가하지만 부실보증으로 인한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건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무역보험은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사고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