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의 유통 공세] 대세는 '라방'...이커머스 시장, 유통가 전면전
[포털의 유통 공세] 대세는 '라방'...이커머스 시장, 유통가 전면전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10.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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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TV 쇼핑 라이브 화면 캡쳐
사진=카카오TV 쇼핑라이브 화면 캡쳐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유통업계 대세로 떠오른 일명 '라방'에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까지 뛰어들면서 유통가 플랫폼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이커머스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1.5%로 지난해 성장률(13.2%)을 크게 웃돌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쇼핑 형태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를 비롯해 오프라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백화점, H&B업체들도 이커머스 사업에 활발히 뛰어들고 있다.

■ 코로나시대, 고객 소통 강화...'라이브커머스' 초고속 성장 계속

'라방'은 라이브 방송의 줄임말이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집에서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는 라이브 커머스(라이브 스트리밍과 이커머스의 합성어)에 대해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라방은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을 주 무기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대세로 떠올랐다.

흔히 라이브 방송의 원조 격인 홈쇼핑을 온라인·모바일로 옮겨온 '라방'은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를 주 소비자층으로 하고 있다. 중장년층도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에 한층 가까워지면서 라이브 방송의 주목도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량과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용자는 제품에 대한 궁금증 등을 판매자에게 곧바로 문의할 수 있다.

코로나 시대, 식품과 의류는 물론 뷰티, 전자 업계에서도 라이브커머스는 대세 쇼핑 채널로 자리 잡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쇼핑 플랫폼도 변화하고 있다"면서 "점차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각자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앞다퉈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도 오프라인 시장은 정체 내지 역성장하고 온라인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덜 차별적이고 점포에서 굳이 품질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생필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소비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에 적합한 상품군의 확대와 이를 받아들이려는 소비자의 수요가 정점에 이르기까지 온라인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치열한 생존게임,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참전...승자는?

사진=네이버 쇼핑 라이브 방송 화면 캡쳐

최근 다양한 형태의 사업자들이 대거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심화에 따른 치킨게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온라인 플레이어의 과점상태에서 오프라인 강자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플랫폼 커머스와 콘텐츠 커머스가 가세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은 약육강식의 치열한 생존 게임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12일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쇼핑라이브'를 정식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 5월 시범적으로 선보이던 생방송을 주 1~2회에서 앞으로 하루 1회 이상 운영하기로 했다.

앞서 '쇼핑라이브'등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도입한 네이버도 지난 7월 '쇼핑라이브'로 플랫폼 명을 변경하고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던 '잼 라이브'를 인수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플랫폼 기업의 이점을 십분 활용, 이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인 롯데쇼핑과 신세계도 이커머스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비효율 매장 폐점을 비롯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유통시장에서의 오랜 경험과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에는 현대,·롯데백화점, CJ오쇼핑 등 다수의 유통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관련 비용 확대로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커머스 관련 업체 대부분이 최근 5년간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에 따른 투자 비용과 감가상각비, 배송 차별화에 따른 물류비 증대, 최저가 할인 정책에 따른 마케팅 비용(적립금, 프로모션 비용) 등 비용 증가 요인을 외형 성장만으로 상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경험했듯이 단기적으로는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네이버, 쿠팡, 이베이코리아, SSG닷컴의 4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다양한 쇼핑 행태와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격 경쟁력, MD(Merchandiser, 상품기획)능력, 플랫폼 구축력에서 우위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