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넘자-4]두산, "선택과 집중"구조조정...위기넘어 재도약 모색
[코로나 위기넘자-4]두산, "선택과 집중"구조조정...위기넘어 재도약 모색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0.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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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자영업 소상공인은 물론 대기업, 중견기업들도 매출급락의 진통을 겪고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단시일내에 그치지 않고,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저마다 자산매각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등 '서바이벌 전략'에 돌입하고 있다. 비즈트리뷴은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각 기업들의 행보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코로나19와 함께 업계 불황이 맞물리면서 창립 후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두산그룹이 최근 자구안 이행이 마무리되며 본격적인 '반등'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앞서 파산 위기에 몰린 두산중공업을 살려내기 위해 산업은행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지원받은 두산은 지난 4월부터 자구안 이행을 위해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총수 일가의 사재를 끌어와 유상증자에 나섰다.

최근 이러한 두산의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자구안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이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위기였던 두산중공업도 '친환경 사업'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내세우며 완전한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당면한 위기를 뚝심있게 극복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자구안 마련 과정에서의 모습을 보면 향후 행보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 3조 자구안 이행 막바지...예상보다 빠른 '자구안'

두산그룹의 3조 자구안은 주요 계열사 매각, 총수일가의 사재출연 등에 힘입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와 두산모트롤 등 주요 계열사와 함께, 두산타워, 클럽모우CC 골프장 등을 매각했다. 여기에는 총수 일가가 참여한 유상증자까지 진행되며,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어 두산은 이달 초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물로 내놨다. 입찰에는 현대중공업과 유진그룹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며, 두산그룹은 실사를 거쳐 이달 말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가격이 약 1조원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권 프리미엄과 글로벌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차지하고 있는 가치 등이 반영된 예상치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시장의 예상대로만 매각하게 된다면, 두산그룹은 약속했던 3조원을 확보하게 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실행을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한마음 한 뜻으로"...위기서 빛나는 박정원 '리더십'

두산그룹의 위기 극복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신속하고 결단력있는 선택들이 돋보였다. 

두산중공업이 위기에 빠지자 박 회장은 말그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실행에 옮겼다. 

우선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솔선수범을 통해 그룹을 이끌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지난 4월부터 30%의 임금을 자진 반납하는 한편, 총수 일가는 사재를 통해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어 박 회장은 '내부 결속'을 위해서 발빠르게 대처했다. 박회장은 전 그룹 직원들에게 지난 6월 "빠르게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메세지를 보내며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실제 자구안 이행을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도 순항 중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까지 3조를 마련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박 회장은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비용축소로 3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며 "최대한 신속하게,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 미국 소형모듈원전 조감도ㅣ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미국 소형모듈원전 조감도ㅣ사진=두산중공업

■ '친환경' 마크 다는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두산 채권단은 지난 5월 두산중공업을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두산중공업의 변화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가스터빈과 해상풍력 등을 토대로 정부의 친환경 사업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두산중공업은 이전에도 친환경 사업과 관련해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지난 2013년에는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독자 모델 개발에 성공했고, 지난 7월에도 수소 가스터빈 연소기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함께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실제 사업 성과를 내는 것이 빨라야 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의 정책 방향도 정권 교체에 따라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해상풍력 에너지 사업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며 우선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