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의 유통 공세] 신선식품도 탐내는 네이버… e커머스 경쟁 격화
[포털의 유통 공세] 신선식품도 탐내는 네이버… e커머스 경쟁 격화
  • 박진형
  • 승인 2020.10.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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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네이버의 장보기 서비스, 브랜드 스토어, 쇼핑라이브… 포털 네이버가 유통영억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대치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이미 네이버의 작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를 넘긴 상황이다. 이커머스에서 강자로 군림해 온 쿠팡과 이베이코리아를 앞지르는 수준이다.

네이버의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12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4% 성장했다. 웹툰 등 콘텐츠 구매액도 포함된 거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기존의 유통 강자들을 위협할 만큼 커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네이버, 약점이었던 신선식품까지.. 이커머스 긴장감

네이버는 최근 신선·가공식품, 생필품 등을 모아 판매하는 '장보기'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큰 특징은 네이버 이용 고객이 상품 검색 후 해당 유통업체 온라인몰에 다시 접속해 회원가입이나 로그인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다.

또 장보기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3%(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7%)를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

현재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한 홈플러스는 신선·가공식품 등 2만3000여종 상품을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주문받아 당일 배송해 준다. GS프레시몰도 1만5000여 종 상품을 당일 또는 새벽 배송한다. 전통시장 상품도 현장 도우미가 물품을 골라 2시간 이내로 집으로 배달해 준다.

이에 쿠팡과, 컬리 등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패권을 지고 있는 업체들이 4000만명이 넘는 회원수를 보유한 네이버 플랫폼에 대해 예의주시 하는 중이다.

우선 쿠팡과 마켓컬리가 신선식품 온라인 판매에 빠른 배송 시스템 구축과 품질을 갖춘 만큼 쉽게 바통을 내어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들 업체는 시장에 새 플레이어가 등장했다고 당장 전략적 방향이 바뀌는 것은 아니고 기존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쿠팡은 적자를 감수하면서 물류센터를 확충했고, 그 결과 전국 단위로 새벽, 당일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전국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격적인 물류튜자와 인공지능 혁신으로 고객의 일상을 혁신할 것"이라며 "이처럼 고객의 이커머스 쇼핑 경험을 극대화하고, 고객으로부터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하는 말을 듣는 것이 전략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마켓컬리도 고품질 정책으로 재구매율이 60%를 넘는 등 충성 고객들을 확보했다는 강점을 지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새벽배송이란 시장이 등장한 게 5년이 넘어가고 있고 매년 커지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라고 했다. 이어 "네이버를 견제해 가격을 내리는 등 출혈경쟁을 하기보단 기존의 상품의 질 등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네이버 vs 쿠팡 '양강체제' 개편되나

네이버쇼핑은 지난 3월 유명 브랜드가 직접 입점하는 브랜드스토어도 출범시키고, CJ대한통운과 협업을 진행하는 등 전자상거래 시장지배력 확대를 위한 보폭이 넓히고 있다. 사실상 온라인 백화점으로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 상품을 고객에게 24시간 내로 배송해주는 재고 관리부터 배송가지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 매일유업, 농심 등 식품업체,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인 구찌까지 입점하는 등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쇼핑의 전략은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디오 커머스 시장을 선점해 쿠팡을 넘어서는 커머스 경쟁력 확보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대형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브랜드 스토어'를 론칭했고, 여기에 실시간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했다"며 "국내 시장이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한 쿠팡과 가격 비교, 페이, 오픈 마켓 경쟁력에 기반한 네이버 쇼핑의 양강 체제로 개편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