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권광석 우리은행장, 금융사고 줄였다…"SH수협은행장, 재복귀 의사 없다"
[CEO] 권광석 우리은행장, 금융사고 줄였다…"SH수협은행장, 재복귀 의사 없다"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0.10.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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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임기 반환점을 돌아섰다.  권 행장은 통상 2년의 임기를 부여받는 은행장과는 달리 1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권 행장이 취임하던 지난 3월 금융권은 살얼음 판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은행 중 가장 많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또 코로나19 대확산이 시작되고 라임펀드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물망에 올랐던 시기였다.

그러나 권 행장은 지속적으로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정도경영'을 강조했다. '정도영업'과 '고객중심의 영업문화'를 주문했고, 짧은기간이지만 금융사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권 행장이 강조한 키워드는  ‘혁신’이었다. 자사 임직원들에게는 “코로나19로 맞이한 현재의 위기에서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의 용기 있는 자세를 가지면 우리은행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권 행장의 임기 1년 가운데  2/3이 지난 지금, '혁신'을 내세운 그의 성과는 무엇일까.

현재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은 금융권의 최대 화두다. 

이에 권 행장은 4대 중점 추진전략으로 ‘디지털 전환’ ‘채널 전환’ ‘뉴노멀 경영’ ‘리스크 관리’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하반기에 제로베이스 혁신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대내외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했다.

우선 상반기 권 행장이 내세운 성과는 비대면 특화 상품 개발과 조직개편이다.

권 행장은 지난 3월 말 취임한 뒤 사흘 만에 미래금융디자인부 신설 등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와함께 직장인 대상 비대면 통합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WON'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영업점 방문 부담을 줄이고 대출 과정을 간편하게 구축해 비대면에 특화했다.

하반기에는 취임 때 강조한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개선하자는 '제로베이스 혁신' 을 본격 추진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분야를 적극 강화 시키고 제로금리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약 3개월여 만에 두번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는 ▲조직활력 제고 ▲고객중심 투자전략 강화 ▲디지털전환 선도 은행 ▲새로운 수익기반 확보를 주문했다. 

우선 디지털 분야에서는 DT(Digital Transformation)추진단과 AI사업부를 신설했다. DT추진단에는 은행의 전반적인 디지털 전략을 세우고 신기술 적용 분야를 확대할 것으로 독려하고 있다.  비대면 고객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개인그룹 내 고객센터를 디지털금융그룹으로 소속을 변경, 스마트고객부와 동일 그룹 내에 편제했다.

이와함께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복장 자율화를 전면 시행했다. 지난 7월, 우리은행은 자율과 책임의 원칙에 기반한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국내 전 직원의 복장자율화를 시행했다. 직원의 개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본인이 원하는 복장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제로금리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도 실시했다. 자기자본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증권운용부를 새롭게 조직, 유가증권 운용과 관련한 역량을 키우고 다양한 운영전략을 실행함으로써 대출금리·예금금리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힘입어 우리은행의 사고금액은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 5건, 하나은행 4건, 우리은행 3건, 국민은행 2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사고금액도 우리은행이 1억 원으로 가장 적었다.   

권 행장은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대고객 영업과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망라하는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자체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물론 권 행장이 6개월 임기만을 남겨둔 만큼 우리은행장 자리를 두고 말이 많다.  

그가 우리은행장에 취임할 시점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이 겸직하던 은행장을 내려놓았던 때였다. 또 우리은행은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3577억원을 판매했고 7월 환매 중단된 젠투파트너스 사모펀드도 판매했던 바 있어 이달 국정감사에 권 행장이 출석할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강성모 부행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하게 됐다.

이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지주회사 재출범과 안정화를 하는 단계에서 권 행장이 임시로 1년에 불과한 우리은행장 임기를 맡게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특히 일각에서는 이달 24일 임기를 마치는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이 최근 연임 의사를 접으면서 35년간 몸 담았던 우리은행으로 재복귀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SH수협은행 관계자는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은 우리은행으로 재복귀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의 후배기도 하다. 권 행장이 유연한 경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동빈 수협은행장의 재복귀 의사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