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양날의 검' 유럽 배출가스 규제...현대차, 친환경차 전환 서둘러야
[국감] '양날의 검' 유럽 배출가스 규제...현대차, 친환경차 전환 서둘러야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0.0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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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배기가스 규제가 현대자동차에게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7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현대차는 유럽연합이 내년부터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약 3조원의 벌금을 지불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연합은 내년부터 완성차 판매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 대수 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를 도입한다. 이 규제 조건에 맞추지 못하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또 EU는 기존 EURO-6 규제와 비교해 강화된 환경규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상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시키겠다는 의도. 실제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독일, 덴마크, 영국 등 대부분 주요국들이 늦어도 204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 계획을 갖고 있다.

자료ㅣJATO PRESS RELEASE 9:30 BST, 3rd March 2020 London, UK
자료ㅣJATO PRESS RELEASE 9:30 BST, 3rd March 2020 London, UK

■ 강화되는 환경규제...현대차, 이대로면 벌금 3조 '위기'

유럽연합에서 적용 예정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대당 95g/km로, 초과 1/km로 당 약 13만원의 벌금이 적용된다.

아울러 기존 유럽연비측정방식(NEDC)에 따라 측정하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강화해, 시험 방법인 국제표준 배출가스 측정방식(WLTP) 방식을 적용한다.
 
유럽 자동차 전문 시장분석 업체 JATO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은 126.5g/km이다. 강화된 기준과 비교해보면 31.5g/km 초과한 수치다.

이는 수치는 기존 방식으로 측정된 것으로, 만약 WLTP 방식으로 적용하게 된다면 약 11%의 배출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현대차의 유럽 자동차 판매가 약 53만대임을 고려하면 벌금액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인 3조6847억원의 85.6%에 맞먹는 수준이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후위기에 따른 환경규제 강화로 더이상 내연기관 자동차의 미래는 없다”며 “현대차도 내연기관 퇴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도태될 것”이라 말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ㅣ사진=연합뉴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ㅣ사진=연합뉴스

■ 현대차, 수소·전기차로 대응할 듯

유럽연합의 배기가스 규제가 현대차에게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현대차가 수소·전기차를 통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글로벌 선두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소차의 경우 경쟁사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3000대 가까운 수소차를 판매했다. 수소차 판매 2위와 3위 업체의 같은 기간 판매량은 약 500대 수준이다. 

전기차 성장도 돋보인다. 현대기아차는 같은 기간 전기차 총 6만707대를 판매해 글로벌 4위 자리에 올랐다. 자체적으로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25% 증가했고, 순위는 지난해 말 현대차, 기아차 각각 9위와 11위에서 크게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에도 미래모빌리티를 키워갈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차는 가까이는 내년을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라고 정의하고, 충전 시간을 대폭줄였음에도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오는 2025년까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유럽에 1600대 수출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앞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미래 친황경 사업은 현대차그룹의 생존과 관련있다"며 "저탄소, 나아가 제로 탄소 시대를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 부문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