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뉴딜펀드, 눈에 보이는 것 다 담았나 …"수혜주 K팝·웹툰이 투자 대상?"
[이슈분석] 뉴딜펀드, 눈에 보이는 것 다 담았나 …"수혜주 K팝·웹툰이 투자 대상?"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0.09.2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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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가 28일 정책형 뉴딜펀드의 투자 대상으로 40개 분야와 197개나 되는 품목을 선정했다.

그러나 이번 투자 대상에 대해 뉴딜펀드의 목정성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뉴딜펀드는 정부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뉴딜사업에 효과적인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의도지만 투자 대상이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판 뉴딜 펀드의 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국민참여형 뉴딜펀드는 ‘정책형 뉴딜펀드’, ‘뉴딜 인프라펀드’, 민간 뉴딜펀드 등 3가지로 구분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책형 뉴딜펀드의 가이드 라인에 대해 “혁신성장 공동기준을 토대로 과 전·후방 산업에도 투자 가능토록 해 뉴딜 생태계에 대한 폭 넓은 투자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성장 공동기준이란, 혁신성장 분야에 대한 정책금융기관의 효율적 지원을 위해 마련한 공동 매뉴얼이다.

우선 ‘정책형 뉴딜 펀드’의 투자 대상으로는 40개 분야, 197개 품목이며 능동형 컴퓨터, 스마트 헬스케어, 전기·수소차, 바이오 소재 등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K팝 등도  포함됐다.

세부적으로 투자 대상을 분류하면 디지털 뉴딜에차세대 진단과 스마트헬스케어, 온라인게임·K팝·웹툰 등 30개가 선정됐다.

또 그린 뉴딜에서 바이오 소재와 신재생에너지 등 17개를 투자 분야로 선정했다. 로봇과 차세대 반도체 등 7개는 두 분야 모두 포함됐다.

이 가운데 K팝, 웹툰, 온라인게임과 같은 콘텐츠사업이 무려 20개가 넘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발적 투자율이 낮은 뉴딜분야에 민간 투자를 유도한다는 뉴딜펀드의 목정석과 다르게 이미 유망 산업까지 모두 포함하여 기존 펀드와 차별성이 적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표적 예시로 K팝·온라인게임 등은 이미 유망 산업이며 수혜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빅 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수요 예측 경쟁률이 1117대1로 '대박'이 났다. 또한 네이버 웹툰과 게임 등은 기존 콘텐츠 기업은 이미 시장에서 후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정책자금이 투입될 필요성도 적다.

이에 투자 대상이 광범위하고 기존 펀드와 차별성을 잃으며 결국 수익을 내기 쉬운 특정 펀드에 쏠림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기존의 콘텐츠와 다른 실감형 콘텐츠로 분류한 것이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 등이 투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감형 콘텐츠`에 속한 사업은 확장현실, 가상훈련 시스템 등 중복되는 사업도 상당수 포함됐다. 이에 쏠림 현상에 이어 혼선도 야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내년부터 실제 투자가 이뤄질 사업 목록은 이번에 발표된 목록에 비해 훨씬 축소된 수준일 것"이라며 "정책형 뉴딜펀드의 보다 상세한 투자 범위는 11월 확정되고, 12월에는 펀드 운용사 모집을 시작해 내년 초 실제 투자가 이뤄지게 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성장금융에서 2021년 분야별로 펀드 선정기준을 만들 때 유념할 부분"이라며 "투자가 많이 일어날 수 있는 분야는 정부 출자비중을 줄이는 등 조정해 한쪽으로 투자가 집중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국민참여형 한국판 뉴딜펀드 후속 조치 뿐만 아니라 최근 경제상황 점검 및 4·4분기 주점 대응방향,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 계획,  필수 노동자들에 대한 맞춤형 정책 지원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