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공급과잉 우려...변수는 전기차 확산 속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과잉 우려...변수는 전기차 확산 속도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9.24 16: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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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가 24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중기적인 관점에서 공급과잉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가 수요가 885G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공급은 2025년 1567GWh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전기차의 확산 속도는 배터리 산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술력 및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주요 완성차 회사와 공급계약을 확보한 상위권 회사들 위주로 높은 가동률을 보일 전망이다. 경쟁력의 우위를 보유한 회사와 여타 회사 간의 차별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추측된다. 

산업환경과 경쟁구조 등의 빠른 변화양상을 감안하면, 회사들의 시장지위는 가변적일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회사들은 공급과잉 상태에서 상위권 시장지위 확보를 위해 기술 및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선투자 부담이 당분간 지속되어야 하는 상황으로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재무적 역량 보유 또한 필수적이다.

한편, 공급과잉 상태의 지속 이외에도 다양한 위험요인이 존재한다. 완성차 업계 대비 상대적인 교섭력 약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 가능성, 신기술 개발 및 상용화 지연 가능성,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주요 원재료의 높은 가격변동성, 최대 수요처이자 주요 생산기지인 중국의 정책 등 다양한 변동요인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들의 수익 확보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대응해 국내 배터리 3사는 생산능력 기준 상위의 지위를 유지하며 기술개발 투자, 완성차 회사와의 선제적인 공급계약 체결, 원재료 장기공급계약 체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테슬라 배터리데이 발표에서 볼 수 있듯이, 당분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방식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현재 혁신 기술로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하이니켈 배터리 등의 상용화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일반 제품과 달리 자동차의 경우 안전성 검증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배터리 신기술 개발 이후에도 다양한 기술의 제품이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국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우수한 기술력, 생산능력의 확보 등을 통해 전세계 배터리 산업의 상위권 회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으나, 각 회사별로 다른 특성 및 투자 전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가장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하며 상반기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후발주자로서 생산능력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며,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와 수익성 위주의 수주확보에 주력하고 있 는 것으로 파악된다. 

3개사 모두 최근의 배터리 투자로 재무부담이 확대된 상태로, 기존 주력 사업의 업황 저하기가 맞물린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수익력 대비 재무부담 증가가 큰 편이며, 투자부담에 의해 중기적으로 확대된 재무 부담이 유지될 전망이다. 

삼성SDI의 경우 2017년까지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했으나, 보수적 투자방침을 유지할 경우 재무안정성은 소폭 개선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변동양상에 대한 모니터링과 더불어, 이들 3사의 기존 사업 및 전지부문의 수익창출력 변화 및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 추세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회사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