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넘자-2] "없는 것도 만든다"...대한항공, 코로나 극복의 '모범 답안'
[코로나 위기넘자-2] "없는 것도 만든다"...대한항공, 코로나 극복의 '모범 답안'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9.2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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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를 화물기로..."발상의 전환으로 위기 극복"
회사 전체 구성원, 한마음으로 "코로나 이겨내겠다"

코로나19 팬데믹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자영업 소상공인은 물론 대기업, 중견기업들도 매출급락의 진통을 겪고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단시일내에 그치지 않고,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저마다 자산매각 등 유성성확보에 나서는 등 '서바이벌 전략'에 돌입하고 있다. 비즈트리뷴은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각 기업들의 행보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화물기로 변신한 여객기ㅣ사진=대한항공 뉴스룸
화물기로 변신한 여객기ㅣ사진=대한항공 뉴스룸

하늘길이 닫히며 수 많은 산업군 중에서도 코로나19에 따른 가장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 그러나 대한항공은 '죽으란 법'만 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돌리며 '돌파구'를 마련했고, 직원들은 무급휴가를 자처하며 회사의 '부담'을 덜어줬다. 경영진은 어떻게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 사업부·자산 매각 등을 진행하고 있다. 

■ "코로나 극복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다"

코로나 초창기, 항공업계에는 그야말로 '절망'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 막히며 비행기는 항공을 벗어나지 못했고, 항공사들은 비행기 리스비와 임직원 급여를 지급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코로나 조기 종결'만이 유일한 살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국내 모든 항공사들이 패닉에 빠졌다. 지난 1분기 실적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부 항공사는 회사를 내다 파는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대한항공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바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돌리는 것. 대한항공은 초창기 보잉777-300, A330-300 등의 여객기의 화물칸을 적극 활용했다. 이어 이달에는 보잉777-300ER 기종을 처음으로 화물 노선에 투입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화물기로 변신한 보잉777-300ER은 약 22톤의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기존 승객들이 탑승하던 항공기 상단의 객실좌석까지 제거해 약 10.8톤의 추가적인 화물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로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2분기에는 화물기 가동률이 무려 22% 늘어났고, 수송실적도 전년과 비교해 17.3%나 올랐다. 여전히 코로나 영향으로 국제선이 닫힌 상황에서 얻은 실적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결과물이다.

이어 3분기에는 국제선이 일부 회복되면서 화물 실적과 함께, 위기 극복에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화물 중에서도 K-방역과 관련된 마스크, 방호복 등 수출이 늘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3분기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며 "아마 2분기와 유사하겠지만, 조금 덜 미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경영진과 임직원, 한마음으로 뭉쳐 '원팀' 됐다

현재 진행형인 대한항공의 코로나19 극복 과정을 살펴보면,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 가장 눈에 띈다. 이를 두고 대한항공은 회사 전체 구성원들이 '원팀(One Team)'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선, 임직원들은 무급휴가를 진행하면서도, 업무시에는 항상 안전운항, 빡빡한 운임스케줄 소화, 철저한 장비관리 등 회사를 위한 희생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영진도 새로운 전략 구상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여객기를 화물기로 돌리는 '역발상'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아이디어다. 조 회장은 항공기가 뜰 수 없는 상황에서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대한항공의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이 내놓은 송현동 부지와, 기내식기판사업부 매각, 유상증자 등이 대표적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항공기는 위험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조 회장이 직접 나서 항공기 소독을 진행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항공기를 코로나 '안심구역'으로 만들기 위해 '승무원 방호복 착용', '음료 서비스 중지'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대한항공이 지난달 고객들의 항공 여행에 대한 신뢰 확보와 임직원 안전 의식 재고를 위해 만든 ‘CARE FIRST’도 주목할 만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과 임직원은 대한항공이 주기적으로 올린 소개 영상으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확인 할 수 있다.

물론 아직 풀어여할 문제도 산적하다. 송현동 부지 매각이 서울시와 여전히 마찰을 이어가고 있고, 핵심 사업부인 기내식기판사업도 매각했지만, 코로나가 끝나면 반드시 찾아와야 한다.

아울러 조 회장의 '경영 리스크'도 남아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뭉친 이른바 3자연합이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자 연합도 코로나19 등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자중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 일부에서는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는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은 오사카 하늘길을 여는 등 국제선 일부 회복과 국가 지원, 추석 연휴에 따른 성수기 진입 등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전반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내외 환경이 일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보다 나아진 상황을 기대할 만하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