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넘자-1] 위기에도 호텔 키우는 롯데...신동빈 '상장 큰 그림'?
[코로나 위기넘자-1] 위기에도 호텔 키우는 롯데...신동빈 '상장 큰 그림'?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9.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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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코로나19 팬데믹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자영업 소상공인은 물론 대기업, 중견기업들도 매출급락의 진통을 겪고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단시일내에 그치고않고,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저마다 자산매각 등 유성성확보에 나서는 등 '서바이벌 전략'에 돌입하고 있다. 비즈트리뷴은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각 기업들의 행보를 짚어본다.[편집자주]  

코로나19로 호텔업계가 비상경영에 돌입했음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히려 호텔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그룹의 중간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가치를 끌어 올리고, 오랜 숙원인 주식시장 상장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24일 미국 '롯데호텔 시애틀'을 개장한다. 이미 지난 7월부터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말 이 호텔을 미국 사모펀드로부터 인수한 후 지난 6월 오픈하려던 계획이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지다가 이번에 운영을 재개한 것이다. 이 호텔은 호텔 소유자인 호텔롯데·하나금융투자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게 된다.

2015년 사들인 '롯데 뉴욕팰리스'도 문을 연다. 미국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한 뉴욕팰리스호텔은 해마다 UN총회가 개최되는 장소로, ‘제2의 백악관’으로 불릴 정도로 각광받는 곳이다. 이 호텔은 지난 3월 코로나19로 상황이 심각해지자, 향후 재고용을 전제로 최소 근무 인원을 뺀 90% 직원들을 해고한 바 있다.

***금일 오전 배포되었던 '시그니엘 부산 오프닝 세리머니' 보도자료의 행사 사진을 송부 드립니다.     본문 아래 캡션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해운대의 새로운 랜드마크 ‘시그니엘 부산’, 드디어 베일 벗다                                                                                        ■ 시그니엘 2호점 ‘시그니엘 부산’, 6월 17일 그랜드 오픈 기념 세리머니 진행                                                                                        ■ 7년만의 해운대 신규 럭셔리 호텔, 지역 관광시장 회복 활력 기대롯데호텔이 6월 17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에서 시그니엘 부산의 그랜드 오픈을 알리는 오프닝 세리머니를 가졌다. 시그니엘 부산은 롯데호텔의 서비스 노하우가 집약된 프리미엄 랜드마크 호텔 브랜드 ‘시그니엘(SIGNIEL)’의 두 번째 호텔로서 시그니엘 서울의 명성을 잇는 최정상급 호텔 서비스를 부산에서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날 행사에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정부 및 부산시 관계자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황각규∙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김현식 호텔롯데 대표이사 등 롯데그룹 및 계열사 임직원 외 내외빈 100여명이 참석해 해운대 지역에서 7년만에 선보이는 신규 럭셔리 호텔의 개장에 박수를 보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에서 6번째)은 지난 6월 17일 롯데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에서 시그니엘 부산의 그랜드 오픈을 알리는 오프닝 세리머니를 가졌다.ㅣ롯데그룹

신 회장은 올초 "한국 중심이던 호텔 사업을 세계로 확대하겠다. 약 1만5000개인 객실 수를 M&A 등을 활용해 5년 뒤 두 배(3만실)로 늘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을 제외하고도 영국과 도쿄 등에서 3~4년에 걸쳐 적극적으로 호텔을 늘리겠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신동빈 회장은 지난 6월 일본 귀국 후 첫 공식 행보로 ‘시그니엘 부산’ 오픈 행사 참여를 택했다. 신 회장이 얼마나 호텔산업에 비중을 두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는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호텔 사업을 강화시킴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이고, 호텔롯데를 증권 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오너의 '큰 그림'이라는 시각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지주 설립으로 신동빈 회장의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됐고 일본 계열사의 지지가 여전히 견고하지만, 원톱체제를 굳히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의 상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호텔롯데는 그룹차원의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지주로 모여드는 '핵심 계열사' 지분...왜?

'뉴롯데'를 내건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내달 3주년을 맞는 롯데지주가 그룹내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2월(18만주)과 올해 2월(9만주)에 이어 이달에도 롯데케미칼 주식 20만주를 장내 매수 방식으로 410억원에 매입했다. 그 결과 롯데케미칼에 대한 롯데지주의 지분은 2018년 23.2%에서 24.6%로 상승했다. 그룹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계열사다.

올해 6월에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등이 보유한 롯데푸드 지분을 555억원에 전량 매입하기도 했다. 올 3분기에는 롯데푸드를 종속기업으로 편입시켰다. 이에 롯데지주의 지분은 23.1%에서 36.37%로 늘었다. 여기에 롯데푸드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22만주(19.62%)를 합산할 경우, 실질적인 지분율은 40%를 넘기게 된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분 역시 기존 26.5%에서 8%가량 증가한 34.6%로 대폭 늘었다.

롯데의 이러한 지분 변동은 롯데지주의 지배력을 강화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종속기업이 되려면 원칙상 과반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지만, 그 이하여도 ‘사실상 지배력’이 인정되면 편입이 가능하다. 

지배력 강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일정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호텔롯데의 사업 확장으로 힘을 실어 줌과 동시에 롯데지주 위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행보는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신동빈 회장의 '큰 그림'에 부합하는 셈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지분 거래가 이루어진 이유는 롯데호텔 경영악화에 따른 자금확보 측면과 롯데지주 사업 안전성을 위한 경영효율성 제고가 맞물려진 결과로 해석한다"며 "종속회사 지분 편입에 따라 연결실적 기여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롯데그룹은 향후 이러한 전략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