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정몽규 HDC현산, "아시아나항공 노딜 책임, 우리에게 없다"
[이슈] 정몽규 HDC현산, "아시아나항공 노딜 책임, 우리에게 없다"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9.1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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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HDC현대산업개발이 15일 아시아나항공 M&A 무산의 책임이 채권단과 금호산업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이 무산된 만큼 계약 이행보증금 2500억원에 대한 법적공방을 감안, 명분쌓기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유감을 표명하면서 동시에,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1일 일방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해제를 통지해 온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그 노딜의 원인을 금호산업과 채권단인 산업은행으로 돌렸다.

현산은  "본건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의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하여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재실사의 중요성을 거듭 환기시켰다.  

현산은 "아시아나 인수 계약의 근간이 되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준 재무제표와 2019년 결산 재무제표 사이에는 본 계약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차원의 중대한 변동이 있었다. 따라서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의 거래종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으며,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부적정과 2019년 재무제표에 대한 의구심은 당연히 해소돼야 할 계약의 선행조건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차입, CB 발행 및 부실계열사 지원 등의 행위가 계약상 필수요건인 인수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진행되면서 재실사의 필요성은 더욱 컸었다고 지적했다.

법률리스크도 거론했다.

현산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금호아시아나에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총수, 경영진 및 법인을 검찰에 고발 조치하는 등 법률 리스크까지 현실화됨에 따라, 만약 그대로 거래를 종결한다면 관련 임직원들의 배임 이슈는 물론 HDC그룹의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었기에 재실사 요구는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했다.

재실사 요구가 무리가 아니었다는 게 현산의 일관된 논리인 셈이다. 

현산은 지난 8월하순 정몽혁회장과 이동걸 회장간의 단독회동 내용도 전했다. 

현산은 " 산업은행의 제안에, 지난 8월 26일 현산은 발전적인 논의를 기대하고 협의에 임했으나, 산업은행은 기존 인수조건의 조정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논의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입장을 전달하였을 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당사도 인수조건에 관해 요구한 바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이후 언론에 대한 대응은 일방이 하지 말고 서로 조율해서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협의 당일 오후부터 사실과 다른 많은 기사가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회동직후, 일부언론에서는 채권단측이 기존 현산측의 인수대금 2조5000억원보다 1조원 가량 줄여주는 파격 제안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현산은 지난 2008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나섰다가 포기했을 당시, 계약금 3천억원 가운데 1260억여원을 돌려받은 판례를 스터디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