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2년] "모빌리티 혁신은 지속된다"
[현대차 정의선 2년] "모빌리티 혁신은 지속된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9.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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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혁신에 사활...변화의 중심에 섰다
수평적 조직문화, 공격적인 투자도 눈길
코로나 여전히 부담...지배구조 가능성도

"이동의 진화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사회적 가치입니다"

14일 2년차를 맞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앞서 'SOVAC 2020'에서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간략하게 요약한 말이다. 

지난 2018년 9월 14일부터 현대차그룹을 총괄하게 된 정 부회장은, 초창기 그룹 지배력에 대한 의문점 등을 말끔히 해소하고 현대차그룹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수소차와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라는 핵심 전략과 함께, 내부 조직문화 개선 등을 통해 현대차그룹을 안팎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 모빌리티 혁신에 사활...미래 산업의 '선봉장'

정의선 부회장은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모빌리티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이 대표적이다.

정 부회장은 내년을 '전기차 도약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원년'이라고 밝혔다. 실제 그만큼 내년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전기차에 시장의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정 부회장은 새로 발표하는 전기차가 20분 충천을 통해 무려 45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것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수소 시스템 개발을 위한 비전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지난해 전세계 수소차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달성했고,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도 스위스를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유럽에 1600대 수출을 노리고 있다.

이어 UAM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미래 모빌리티 사업 중에 하나다. 정 부회장은 UAM을 통해 '하늘위에서 이동 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하며 2028년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정 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는 국내 대기업의 동반 성장 뿐 아니라, 차세대 국가의 미래 전략 구상과도 맞닿아있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미래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들이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에서 생산된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직접 만나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해 협의하며 '국내 배터리 동맹'을 구축했다.

더불어 현대차의 미래차는 최근 정부에서 주도하는 '그린 뉴딜'의 핵심이기도 하다. 정의선 부회장은 그린 뉴딜을 미래를 향한 중요한 사업 방향이라고 평가하며,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한 그린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현대차그룹을 '세계 최고의 친환경 기술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ㅣ사진=현대차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ㅣ사진=현대차그룹

■ 바뀌는 현대차그룹...'수평적 조직문화와 인사 변화'

정의선 부회장이 그룹을 맡고난 후 가장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조직 문화'와 '익사 혁신'이다. 특히, 조직에 수평적인 문화가 확산됐으며 임원 구성도 대거 변동됐다.

현대차그룹에서 발표한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임원은 지난 2018년 대비 무려 63% 가량이나 늘어났다. 고위 임원들이 늘어났지만 사장단이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임원 구성도 외국인 사장이 증가하는 한편, 여성 임원도 13명으로 지난 2018년 1명에서 무려 12명이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월 정 부회장이 단행한 직급체계 개편이 현대차의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변화된 조직문화도 눈길을 끈다. 정 부회장은 평소 강조하는 '수평적 소통'을 바탕으로 그룹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한편,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를 향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현재 기존 정장에서 복장 자율화를 진행했다. 아울러 기존 사원~부장 등 복잡했던 직급체제를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를 신설해 개편을 하는 등 수평적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미래 보밀리티 혁신을 위한 준비라고 해석하고 있다. 창의성이 강조되는 미래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경직되고 수직적인 문화를 과감히 버렸다는 것이다.

또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61조원 가량을 미래를 위해 투자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확실하게 1위 달성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코로나, 지배구조 개편 등 과제

정 부회장의 당면한 과제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침체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경쟁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구현하고 있다. 이어 올해 3분기에도 코로나 영향이 줄어드는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상태다.

특히,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대형 SUV를 중심으로 코로나 시국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수혜도 전망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G80, GV80이 북미 시장 출시가 임박한 상황"이라며 "코로나와 무관하게 최근 인도 등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가지 변수가 존재하지만, 전문가들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승계 관점에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개편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가 최상위 지배회사가 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