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카카오게임즈 청약 첫날...'사상 최고 경쟁률'
[이슈분석] 카카오게임즈 청약 첫날...'사상 최고 경쟁률'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0.09.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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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ㅣ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ㅣ 카카오게임즈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기대주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가 1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에 돌입했다. 예상대로 열기는 뜨거웠다.  금융투자업계는 카카오게임즈가 이번 청약 과정에서 SK바이오팜을 넘어 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만일 카카오게임즈가 앞서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인 31조원의 증거금을 모집한 SK바이오팜만큼의 일반 청약 경쟁률(323.02대 1)을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증거금 1억원으로 약 8300주의 주식을 청약한 개인 투자자의 경우 대략 25주가량의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기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하리라는 전망도 제기되는데, 이 경우에는 1억원의 증거금을 넣어도 고작 2주가량을 받는 데 그치면서 청약의 문턱은 더욱 높아진다.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ㅣ 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ㅣ 한국투자증권

이날 시작된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주 청약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상당수 일반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청약 경쟁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웬만해선 신주 받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 가격 시초가 후 상한가)을 한다 해도 손에 쥐는 수익금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카카오게임즈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1억원의 증거금을 넣어도 배정 물량은 2주가량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총알'이 부족한 2~30대에게 인기 공모주 청약은 수억원대 유동자금을 가진 부유층만이 가능한 넘을 수 없는 벽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주위에서 SK바이오팜 청약으로 원금을 불리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한번 넣어볼까 했는데 수천만원을 넣어도 1~2주 정도밖에 배정받지 못한다는 소식에 박탈감이 느껴진다"며, "마땅한 재테크 수단도 없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역시 기업공개에 따른 수익이 기관 투자자와 고액 자산가에게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반 투자자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IPO 시장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중 유동성은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를 상쇄하는 수준"이라면서 "정부가 개인투자자의 IPO 참여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방안을 만들고 있다곤 하지만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기까진 시간이 걸릴 테니 이번 청약은 상당히 과열 양상을 띠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어느 증권사 유리한가

카카오게임즈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각각 176만주, 128만주가 배정됐고, 인수회사인 KB증권에 16만주가 배정됐다.

배정물량 측면에선 한국투자증권에서 공모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 수 있지만, 1인당 기본 청약한도는 삼성증권이 좀 더 많다.

삼성증권은 1인당 6만주까지 청약할 수 있고 한국투자증권은 5만8000주, KB증권은 8000주까지 청약이 가능하다. 다만 각 증권사별로 우수고객에게는 기본 청약한도보다 더 많은 청약을 할 수 있는 혜택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한국투자증권 우수고객이 가장 많은 청약을 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8월 기준 최근 3개월 자산 평균잔액이 1억원 이상이고 8월말 기준 잔고가 5억원 이상이면 기본 청약 한도의 3배인 17만4000주까지 청약 가능하다.

삼성증권은 8월 한달의 자산 평균잔액이 1억원 이상이거나 계좌를 개설한 지 1년이 안 된 고객 중 8월 평균잔액이 2000만원 이상이면 기본 청약한도의 2배인 12만주까지 청약할 수 있다. 

KB증권은 증권, 은행, 생명·손해보험, 카드 등의 최근 3개월 거래실적을 종합해 KB금융지주에서 선정하는 ‘KB스타클럽’ 고객인 경우 기본 청약한도의 2배인 1만6000주까지 청약할 수 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청약 첫 날 경쟁률은 427.45대 1을 기록했다. 증거금은 총 16조4140억원으로, 이는 SK바이오팜의 최종 청약경쟁률(323대 1)과 첫날 증거금(6조원대) 모두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ㅣ 한국투자증권
ㅣ 한국투자증권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