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3중고' 시달리는 타이어 업계...'내우외환' 극복할수 있나
[이슈분석] '3중고' 시달리는 타이어 업계...'내우외환' 극복할수 있나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8.20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분기 동반부진...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익 급감
한타 '경영권 분쟁', 금타 '노사 갈등' 우려 증폭
업황은 회복 조짐...미국 반덤핑 조사 결과가 변수

국내 타이어 3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내부 갈등까지 불거지며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타이어 3사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모두 올해 2분기 실적이 전년동기와 비교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2분기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권 문제와 금호타이어 노조의 '법인통장 압류' 등 악재가 잇따르며 내부도 시끄러운 상황이다. 다행히 타이어 업황은 3분기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수입타이어 반덤핑 조사라는 변수가 남아있어 안심하기에는 당분간 가시밭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코로나 여파에 '동반 부진'...국산차 내수 호조 수혜도 못 받아

우선, 한국타이어는 올해 2분기 실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조3676억원, 7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21.4%, 33.6% 감소한 결과다.

특히, 2분기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컸다. 대전 및 금산공장이 공장 가동일수가 축소되며 원가가 상승했고, 글로벌 수요도 부진해 실적 하락 폭이 컸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2분기 영업손실을 각각 354억원, 22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양사의 실적 역시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같은기간 매출 46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2% 줄었다. 마찬가지로 넥센타이어도 같은기간 31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대비 341.79% 감소했다.

이와 함께, 상반기 내수에서는 호조를 보였던 국내 완성차 시장의 수혜를 받지 못한 점도 뼈아프다. .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실제 기아차가 이달 출시한 4세대 카니발 모든 트림에 수입 타이어가 기본으로 채택됐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쏘나타, K5, 쏘렌토 등에도 수입브랜드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들의 입장에서도 어려운 시기에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며 "다만, 국내 타이어 업체들 입장에서는 내부 물량을 외부에 내주고 있어 상당히 아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각 사ㅣ표=이기정 기자
자료=각 사ㅣ표=이기정 기자

■ 경영권 분쟁에 노사갈등 심화...'첩첩산중'

더불어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내부의 근심거리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경영권 분쟁 우려가 남아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인도했만, 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형인 조현식 부회장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특히, 조희경 이사장은 아버지 조 회장의 성년후견을 신청하며 이번 후계자 결정이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인지 의구심을 내비쳤다. 이에 조 회장이 직접 "조현범 사장을 전부터 이미 후계자로 점찍었다"며 후계자 선정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했지만, 조 이사장이 아직 이에 수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조현범 사장은 사법리스크에도 노출돼있다. 지난달 17일 법원은 1심에서 조 사장의 횡령 등과 관련,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원을 판결한 바 있다.

만약 재판 결과가 조 사장이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난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조 사장의 회사 복귀는 불가능하다. 더불어 형량이 그보다 낮아도 법정 구속 등이 나올 경우, 경영 활동에 제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조 사장은 기존 자신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9.31%에서 42.90%로 지분율을 늘리면서, 조현식 부회장의 지분 19.32%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라있는 상태다.

금호타이어도 노조의 법인 계좌 압류로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법인 통장이 압류되면서 직원 휴가비와 현장 수당 등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노조에 "비정규직지회가 ‘채권압류’ 취하 등 해사 행위를 중단하고, 합리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입장을 밝히고, 지난 18일 법원에 공탁금을 걸고 가압류 집행정지를 요청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금호타이어는 이달 말로 계약 해지하겠다는 도급업체 6곳(물류는 2곳)을 오는 21일까지 추가 접수하기로 했다. 다만, 아직 1, 2차 공모에서도 운영하겠다는 업체가 없는 만큼 추가 모집이 제대로 될지 미지수다.

금호타이어는 이 경우 기존 업체에 새 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맡아줄 것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한국타이어
사진=한국타이어

■ 업황 회복 조짐...미국 반덤핑 조사 결과에 '촉각'

다행히 최근 타이어 업황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국내 시장이 코로나19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과 미국 RE 수요 회복도 예상보다 빠르다.

이에 따라, 3분기 볼륨 회복 탄력도가 높을수록 4분기 시장 경쟁과 원가하락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하반기 낮아진 원가를 바탕으로 이르면 3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을 보일 것"이라며 "중국 수요 회복과 국내 유통채널 안정화가 한국타이어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넥센타이어는 업황 자체는 긍정적인 요소이나, 현재 OE 수요 회복 속도와 재고 소진을 위한 프로모션 경쟁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의 한국산 타이어 반덤핑 여부 조사가 진행 중인 점은 여전히 남아있는 변수다.

지난 6월 미국 상무부는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상계관세 조사 착수했다. 상계관세는 정부 보조금 수령이 의심되는 베트남산에 대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타이어 업체들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전미철강노동조합(USW)가 주장하는 국가별 덤핑율은 한국 43~195%, 대만 21~116%, 태국 106~218%, 베트남 6~22% 수준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덤핑 조사는 2021년까지 지속되는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실제 관세 부과 가능성은 배재할 수 없지만, 태국과 베트남이 주요 타겟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