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증권사, '동학 개미' 덕분에 2분기 사상 최대 이익
[실적분석] 증권사, '동학 개미' 덕분에 2분기 사상 최대 이익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0.08.1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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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냈다.  증권사들은 '금융장세'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깜짝실적' 잔치 벌인 증권사들

2분기 순이익 1위의 영광은 미래에셋대우가 안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 대우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9% 증가한 3871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8.6% 증가한 3041억원으로 증권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 3000억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수수료 수익의 경우 총 3285억원, 위탁매매 수익은 1899억원, 국내물 1536억원, 해외물 363억원을 달성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2분기 호실적에 대해, "일명 '동학개미운동'의 여파로 국내 주식거래가 증가하고, 국내외 채권·파생상품 등의 운용 수익이 증가함에 따라 '깜짝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3636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를 달성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49% 증가한 기록이다. 당기순이익은 56.2% 늘어난 2958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를 달성했다. 또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799억원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파생상품과 해외펀드의 평가 손실을 대부분 회복했고, 국내 주식 투자자가 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 3위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한 키움증권에 돌아갔다. 키움증권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3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80.9%나 올랐다. 순이익과 수수료 수익은 2215억원, 2208억원을 거뒀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7%, 94% 성장했다. 시장 거래대금이 증가한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상승해 리테일 부문 성적이 좋았고, 최근 주가지수 상승으로 자기자본 투자나 기타 펀드, 투자조합 등에서도 이익이 발생한 점이 깜짝실적의 이유로 풀이된다.

영업이익 4위의 NH투자증권은 연결기준 전년 동기 대비 94.2% 증가한 2963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305억원으로 같은 기간 114.3%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운용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과 주식 거래량이 증가함에 따라 증권매매 수수료 수익도 늘어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KB증권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2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515억원으로 62.7% 늘었다. KB증권은 개인 투자자 거래대금이 증가한 가운데 신규 고객 유입이 늘면서 증권 위탁매매와 해외 주식 관련 수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2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557억원으로 6.8% 늘었다. 트레이딩 부문 영업수익이 우수했으며 IB(기업금융), 홀세일, 리테일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470억원, 순이익 1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81%, 39%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3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한 수익을 거뒀다. 국내외 주식거래 활성화로 수탁 수수료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와 해외 주식 수탁 수수료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9%, 184% 증가했으며, 순수탁 수수료는 1638억원을 달성했다.

교보증권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434억원을 달성했다. 교보증권은 1분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파생상품운용부문을 중심으로 21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부진했지만, 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를 탄 2분기부터 WM(자산관리)부문과 부동산금융 등 영업이 좋은 성적을 내며 대규모 순이익을 거뒀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2분기 순이익은 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급증한 성과를 달성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481억원으로 같은 기간 56.68% 증가했다.

현대차증권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현대차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409억원, 당기순이익 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5.9% 감소했지만, 28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비교적 선방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에 수년 동안 보유하고 있던 동탄센터포인트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수익이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웃지 못한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두 회사의 실적 부진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고로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대신증권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90억원, 당기순손실 28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해 반기말 현재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환매 연기된 펀드의 리테일 판매금액은 1903억7100만원으로 고객에게 손실금액의 30%를 선보상 하기로 결정했다"며, "손실보상과 관련해 394억원의 충당부채를 인식했다"고 적자 전환의 이유를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의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20억원이다. 순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5%나 줄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라임 펀드 판매액 2119억원 가운데 769억원을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했으며, 헤리티지 DLS는 3799억원의 판매금액 중 1899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3분기 전망도 '맑음'

증권사 실적은 대체적으로 5년째 상고하저 패턴을 보였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코스피가 V자 반등을 하며, 높은 거래대금으로 인한 증시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다만 거래대금 증가로 국내 증권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 분위기를 지켜봐야한다"고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거래대금만으로 증권주를 매수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거래대금은 연일 20조원을 상회하며 유동성 급증에 따라 증권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유동성만으로 추가 상승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얼마나 더 주식시장에 머물지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고 증권사가 통제할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은행업이나 보험업과 달리 증권업은 금융주 내에서도 유일하게 성장이 가능합 업종인데 증권주 밸류에이션 상승 조건이 이 성장성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