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생명보험업계 2분기, 코로나19에도 "웃었다"
[실적분석] 생명보험업계 2분기, 코로나19에도 "웃었다"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0.08.1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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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2분기 순이익 4486억원...45%↑
한화생명, 2분기 순이익 1279억원...173.3%↑
미래에셋생명, 2분기 순이익 404억원...11.5%↑
사진=네이버
사진=각사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상장 생명보험 3사가 업계 일각의 우려를 떨쳐내고 양호한 2분기 실적을 냈다. 삼성생명은 계약 유지 및 변액보증준비금 손익 개선으로, 한화생명은 퇴직연금 등 기업보험 시장 확장으로, 미래에셋생명은 변액저축보험으로 구성된 '투트랙 포트폴리오' 확대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해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저금리와 대면영업 위축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을 비롯한 3개 상장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일제히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13일 IR(기업설명회)를 열고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 67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566억원) 대비 10.3% 감소한 규모다.  2분기만 보면 순이익은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올 2분기 순이익은 448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093억원) 대비 45%나 늘었다. 보험계약 유지율과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이익이 늘어나고 주식시장이 점차 안정되면서 변액보증준비금 손익이 회복된 결과라고 삼섬생명은 설명했다.

장래 이익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계약 가치는 2분기 3028억원으로 작년 동기(3655억원) 대비 17% 감소했다.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도 전년 동기(6636억원) 대비 5.9% 줄어든 6241억원을 기록했다. 지급여력비율인 RBC비율은 337%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2분기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됐으나, 보유계약관리, 경영효율 개선,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약 1500억원이 발생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위험손해율이 크게 하락한 점이 실적 호조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장기 금리는 크게 하락하지 않아 연말 추가 변액 관련 적립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운용 수익률이 하락하고 이차역마진이 확대되었는데 이는 신규 이원이 2.35%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사 국내 대형 생보사인 한화생명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한화생명은 2분기 순이익(연결기준)이 작년 동기 대비 83.41% 늘어난 16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가지수 반등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환입과 장단기 채권 교체매매 등으로 이차손익(자산 운용 실제 이율과 예정 이율과 달라 생기는 손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이외에도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에 따른 사차손익(보험료 계산에 사용한 예정 사망률과 실제 사망률 차이 차익)과 신계약 매출 증가, 유지율 상승 등으로 인한 비차손익(예정 사업비와 실제 사업비 차액) 개선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227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940억원)보다 136.84%나 급증했다. 매출액은 이 기간 12조6313억원에서 13조6803억원으로 8.30% 늘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변동성 확대 및 저출산, 저금리 등으로 생명보험사에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보장성 상품 중심 판매로 보험본연 이익을 창출하고, 금리민감도 축소를 위한 듀레이션 관리와 안정적 대체투자 발굴로 이차손익 변동성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73.5%로 크게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주식시장 상황이 호전되어 변액보증준비금이 1600억원 가량 환입된 것이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일시적으로 개선됐으나, 점차 의료 이용이 정상화되고 있어 손해율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3월말 -116bp 이던 이차역마진도 -123bp로 확대되었으며, 당분간 추가적인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2분기 당기순이익은 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373억원에 비해 81억원(2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매출액은 8773억원에서 8005억원으로 768억원(8.8%)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369억원에서 608억원으로 239억원(64.6%) 늘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652억원에서 올해 708억원으로 56억원(8.5%)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된 가운데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이 당기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미래에셋생명의 올해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2조1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9422억원에 비해 2147억원(11.1%) 증가했다.

APE는 보장성은 1127억원에서 1673억원으로 546억원(48.5%), 변액투자형은 1088억원에서 1367억원으로 279억원(25.6%) 늘었다. 변액보험 수수료 수입은 200억원에서 205억원으로 5억원(2.5%) 증가했다. 이와 함께 변액보증준비금 249억원이 환입돼 반기 기준 약 75억원이 반영됐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고수익 상품인 보장성보험과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는 변액보험 판매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 성과와 함께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되면서 당기순이익이 늘었다”고 자체분석했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 시장이 회복하고 해외 펀드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생명의 특성상 1분기 변액보증 관련 적립액 이상인 249억원의 변액 보증 준비금 환입이 발생됐고, 보장성 및 변액으로의 투트랙 전략이 지속되며 위험보험료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차이익이 크게 증가한 점이 실적 호조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안방보험, 미국 호텔투자 소송 관련의 불확실성과 일부 해외 투자자산의 손상 가능성은 부담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비즈트리=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