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한미약품 반전의 드라마...비만치료제 신약물질 1조원 규모 수출
[이슈분석] 한미약품 반전의 드라마...비만치료제 신약물질 1조원 규모 수출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08.0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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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본사 전경

얀센에 수출했다가 지난해 반환됐던 한미약품의 바이오신약 물질이 다시 MSD로 기술수출됐다. 총계약 규모가 최대 1조200억원 상당이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제품 출시 후 판매 로열티도 수취하게 된다. 특히 NASH(비알콜성지방간염)치료제는 아직 개발된 제품이 없어 이번 기술이전은 더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MSD와 자사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를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 제조 및 상용화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대사량을 증가시키는 Glucagon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 치료제로, 한미약품이 보유한 약효 지속 기반 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됐다.

NASH는 음주 이외의 요인으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염증이 발생하고 섬유화되면서 간경변으로 진행되는 질환으로 당뇨병과 관련이 깊다. 미국에서 5% 이상의 유병률을 나타내고 있으나 현재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

제약사들은 NASH 치료를 위해 섬유화 억제, 항염증, 지질 대사능 개선을 목표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승인된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한미약품이 타겟으로 하는 GLP-1은 대사능 개선 및 다양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NASH 치료제로의 개발 기대감이 큰 분야 중 하나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물질을 도입한 MSD는 지난해 NGM Biotherapeutics로부터FGF 수용체를 타겟으로 하는 MK 3655를 도입하면서 NASH 연구에 뛰어들었고 임상 2b를 연내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SD는 NASH 치료제 개발의 후발주자로 GLP 1 분야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보이며, HM12525A가 비만치료제로 개발 당시 효과가 일부 확인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NASH 치료제로도 개발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R&D 파이프라인 재조명...신약재창출 효과 기대감 상승

한미약품 파이프라인 현황
한미약품 파이프라인 현황 ㅣ 한화투자증권

해당 물질은 지난 2015년 11월 얀센에 기술이전 되어 비만치료제로 개발되던 파이프라인이다. 임상 2상 데이터가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 한미약품으로 다시 반환됐다.

그러나 지난 4일 한미약품이 LAPS Dual Agonist를 기존 당뇨나 지방감소 효과가 아닌 주 1회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하기로 했다며 MSD와의 계약을 깜짝 발표하면서 한미약품의 R&D 파이프라인이 재조명을 받고, 이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MSD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의 개발, 제조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한미약품은 MSD로부터 확정된 계약금 1000만 달러와 단계별 임상개발 및 허가, 상업화 마일스톤(milestone)으로 최대 8억6000만달러를 수령하며, 제품 출시 이후에는 두 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받게 된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비만 당뇨 치료 신약으로 개발되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이 NASH를 포함한 만성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의 확대 개발 가능성을 인정받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신약개발 영역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