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생존' 택한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포기...왜?
[이슈진단] '생존' 택한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포기...왜?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7.23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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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23일 이스타홀딩스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지 7개월 만에 양사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이날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 장고 끝에 불확실성 대신 '생존' 택한 제주항공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인수를 두고 오랜시간 설전을 이어왔다. 

당초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회사 규모를 키우고 회사의 한단계 도약을 노렸었다. 업계에서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업계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았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했다. 국제선은 물론 국내선까지 대부분 막히며 항공사들이 지난 1분기 역대급 실적 악화에 직면했고, 코로나19가 심화된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은 임금체불 문제와 조업료와 사무실 운영비 등 미지급금이 쌓였고 결국, 제주항공은 이달 2일 이스타항공에 이 금액을 해결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해결하라고 한 금액은 약 1700억원으로, 제주항공은 지난 15일까지 이를 처리하라고 이스타항공에 공문을 보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를 둘러싼 주식 매입 자금 의혹 등 각종 의혹도 불거지며 정치적인 리스크도 발생했다. 

이 의원이 일가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헌납했지만, 결국 이스타항공은 이 금액을 해결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이스타항공 인수의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로 미래가 불투명할 뿐 아니라, 인수 과정에 생긴 정치적 리스크, 고용 문제 등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애경그룹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도전'보다는 '생존'이 맞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두고, 득과 실을 비교해보고 잃을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인수 과정에서 양사의 감정이 상하는 일도 많았기 때문에, 결국 어쩔 수 없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이스타항공, 파산 절차 밟을 듯...직원 1600명 실직 우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서 손을 때면서, 이스타항공은 파산 위기에 처했다.

지난 1분기 이스타항공의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이스타항공이 법정 관리에 들어가더라도 기업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1600명의 직원들도 실직의 위험에 노출됐다.

이날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인수계약 해제에 대해 "제주항공은 계약을 해제할 권한이 없다"며 "제주항공이 주식매매계약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타는 "제주항공의 주식매매계약 이행을 촉구하며 계약 위반/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제주항공에게 있다"며 "이스타항공은 임직원과 회사의 생존을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스타항공에 플랜B(대안)을 촉구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항공산업의 경쟁체제 강화를 통한 산업 발전을 위해 M&A 추진을 환영하면서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며 "중재 노력에도 M&A가 최종 결렬된 게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의 플랜B 추진 상황을 살펴보며 체당금의 신속한 지급 등 근로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스타항공 측은 파산을 막기 위해 전라북도의 자금 지원, 제3 투자자 유치, 국내선 운항 재개와 순환 무급 휴직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에 대해 양사의 입장이 엇갈리며, 향후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소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이스타항공 측이 제주항공을 상대로 계약 이행 청구 소송을 내는 등 법적다툼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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