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골프장에 택지 조성…서울 유휴부지 긁어모으는 국토부
태릉골프장에 택지 조성…서울 유휴부지 긁어모으는 국토부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7.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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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태릉골프장
서울 태릉골프장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을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방안은 수도권 주택 공급확대 카드에서 제외되는 가운데, 정부는 태릉골프장 등 군 시설과 잠실 유수지 등 공공 유휴부지 등을 택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20일 총리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주택공급 물량 확대 방안을 협의한 결과 그린벨트는 해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린벨트 해제론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14일 방송출연 발언을 계기로 급부상했지만 숱한 혼란만 남기고 이날 대통령의 발언으로 검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정리됐다.

주목되는 것은 문 대통령이 태릉골프장(83만㎡)을 택지로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논의를 이어가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태릉골프장 택지 조성 방안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해준 셈이다.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태릉골프장은 서울에 주소를 둔 유일한 골프장으로 1966년 개장해 지금까지 군 전용 골프장으로 쓰이고 있다.

정부는 수년전부터 서울 택지 공급 확대를 위해 태릉골프장 이용 방안을 국방부와 협의해 왔으나 국방부의 거절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태릉골프장은 성우회 등 군 고위 장성 출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징성 때문에 군의 설득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5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점심 회동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 시설 활용론이 급부상했다.

두 장관의 만남은 주택 공급 방안 논의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지만 이에 대한 확대해석과 기대가 예상외의 진전을 가져온 셈이다.

일각에선 태릉골프장을 택지로 개발한다면 육사도 굳이 그 자리에 둬야 하느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육사 바로 옆에 주택가가 만들어지는 것은 육사 입장에서도 별로 탐탁지 않다.

공군사관학교는 충북 청주로, 해군사관학교는 경남 진해 등으로 이전했지만 육사는 서울 도심에 남아 참여정부 때부터 이전 논의가 있었다.

태릉골프장을 택지로 만들면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은 1만채를 넘기기 어렵지만 육사 부지까지 합하면 부지 면적이 150만㎡까지 늘어나 주택을 2만채까지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서울 내 공기업 등 공공기관과 서울시가 보유한 유휴부지 중에서 공공택지로 전환할 수 있거나 소규모라도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을 긁어모으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행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한 잠실과 탄천 유수지도 고려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된다.

국토부는 2013년 행복주택 공급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송파구 잠실과 탄천 유수지를 각각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했으나 주민 반대 등으로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하지만 유수지에 주택 단지를 짓는 것이라 안전성 문제가 있고 사업비도 많이 들어가는 점이 문제다.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에서 지방 이전 기관을 더 뽑아내 이들 건물 부지에 주택을 짓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치권에서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현실화되면 여의도 일대에 큰 주택 단지를 만들 수도 있다. 용산기지 인근 산재부지인 캠프킴과 수송부를 개발해 행복주택 등 주택을 짓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땅은 아직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지 못해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서울 역세권 등에서 정비사업 등이 진행되면 용적률 등을 대폭 높여줘 주택을 많이 짓게 하고 일부를 공공임대로 돌려 청년과 1인가구 등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역세권에 용적률을 대폭 높여주는 새로운 용도지역인 '고밀주거지역'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토부는 "검토한 바 없다"며 난색을 보인다. 새로운 용도지역을 만들려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하기에 정부의 호응이 필수적이다.

'용적률 거래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용적률 거래제는 용적률을 남긴 건축주가 이를 팔면 구매한 건축주는 법정한도보다 용적률을 높여 건물을 짓는 방식이다. 고밀 개발이 필요한 곳은 개발을 허용하면서 개발 이익을 저밀 개발지역으로 옮겨주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평균 180~200% 수준인 3기 신도시 용적률을 소폭 높여 인구 밀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주거지역 용적률을 높이되, 지구 내 녹지 등은 줄이지 않을 방침이다.

국토부는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선 "남아 있는 재건축 단지는 중층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를 짓는 차원일 뿐, 주택 공급 확대와는 큰 관련 없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사업 시행에 참여해 사업 속도를 높이면서 용적률을 높여줘 임대주택을 공급하게 하는 '공공 재건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건은 가뜩이나 이해관계에 민감한 조합이 공공기관의 참여에 동의할 정도의 유인을 마련하느냐다. 조합이 원하는 분양가가 책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공공이 사업 시행을 맡게 되면 사업비 검증을 통해 조합원의 비례율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가능한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공급방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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