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M&A] 제주항공 "계약 해제 요건 충족"...파기 수순 밟을 듯
[이스타 M&A] 제주항공 "계약 해제 요건 충족"...파기 수순 밟을 듯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7.16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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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노력 등 고려해 계약 해제 일정은 향후 결정
인수합병 무산되면 1600명 이스타 직원은 '실직' 우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가 결국 계약 해제로 종결되는 분위기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15일 제주항공에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마감 시한인)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 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제주항공은 "정부의 중재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 및 통보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이스타, 임금 포기 등 자구책 시도에도 조건 이행 실패

앞서 지난 2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10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제주항공이 열흘 내에 이스타항공에 해결하라고 한 금액은 약 1700억원으로, 여기에는 그동안 논란이 된 체불 임금 250억원 외에도 조업료와 사무실 운영비 등 각종 미지급금 등이 포함돼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선결 조건 해결을 위해 리스사와 조업사, 정유사 등에 비용 탕감을 요구하는 한편, 자사주를 되찾기 위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우선, 이스타항공은 정유사 등에 비용 탕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사 측에서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며, 인수합병을 위한 비용을 탕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이스타항공은 자사주 약 60만주를 되찾기 위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스타홀딩스는 2015년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인인 박모씨의 중개를 통해 사모펀드로부터 이스타항공 주식 77만 주를 담보로 80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박씨는 이 중 60만주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코디사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총 48억원을 빌렸고, 코디사와 김 대표는 이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이에 이스타홀딩스는 2018년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주식 매각으로 돌려받을 수 없게 되자 최근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이스타 노조도 체불임금 250억원 중 70억원가량에 대해 고용 유지를 전제로 조종사노조를 포함한 직원들의 임금 반납 동의를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다만, 그럼에도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요구한 선결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가 사재 출연을 통해 고통을 분담해야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 정부 중재도 기대 어려워...이스타 직원은 누가 책임지나

최근 정부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측 관계자와 의견을 나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직접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상직 의원을 불러 M&A 성사를 촉구한 데 이어, 고용노동부까지 체불 임금 해소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청취했다. 

다만, 정부가 인수합병에 적극 개입하며 중재에 나선 상황에서도, 제주항공의 선택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추가 지원 여부 등도 변수가 될수도 있지만, 기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무조건적인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고려할만한 정책적 지원이 나오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만약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이 이대로 무산되면, 이스타항공은 파산 수순을 밟게 되고 이스타의 1600명의 직원은 실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제주항공 역시 사회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제주항공도 당장 계약 해지를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업계에서는 이스타 실직 직원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파산 후 법정관리를 거쳐 회생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인수합병이 무산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실적으로 이스타 직원들에 대한 대책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문제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상황이 장기화 될수록 직원들의 고통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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