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정의선-최태원도 만났다..."K배터리 동맹 완성"
[이슈분석] 정의선-최태원도 만났다..."K배터리 동맹 완성"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7.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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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만나며 국내 전기차 배터리 동맹이 사실상 완전히 구축됐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앞서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현대차와 삼성SDI간 배터리 협력을 논의한데 이어 지난달 22일에는 LG화학을 방문해 구광모 LG 회장과 첫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국내 배터리 3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모두 만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며, 미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 초석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오른쪽)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현대차, SK그룹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오른쪽)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ㅣ사진=현대차, SK그룹

■ 안정적 공급 위한 배터리 동맹은 '필수'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올해 51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5년 14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장조사업체인 B3도 올해 소형 배터리 글로벌 시장 규모가 241GWh에서 오는 2025년 695GWh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에서는 이미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회사간의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과 노스볼트, 테슬라 등 업체들은 이미 협력을 강화하며 미래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향후 2~3년 안에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적으로 '배터리 대란'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현대차그룹간의 협력이 이제는 반드시 필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3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 1분기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총 2만4116대로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요도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도 한국판 뉴딜' 차원에서 전기차 육성 정책에 적극 나서며 국내 대기업들의 협력을 응원하는 모양세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업계의 양산 기술은 니켈 비중 80% 양극재 통해 주행거리 500km 상용화까지 성공시켰다"며 "2021년 단결정 양극재의 본격 양산, 2022년 실리콘 첨가 음극재 시장, 배터리 표준화 작업에 돌입한 전지 업계의 규모의 경제 효과 감안하면 2025년까지 시장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주행거리 확대 및 배터리 가격 하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계 인사들이 정부 신년합동인사회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ㅣ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계 인사들이 정부 신년합동인사회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ㅣ사진=연합뉴스

■ 정의선 "미래 배터리 방향성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7일 오전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현대·기아차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

SK측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장동현 SK㈜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대표 등 SK그룹 경영진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았다.

현장에서는 양사 경영진이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내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춘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가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고 최상의 성능 확보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SK이노베이션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결합돼 고객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이날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임직원들은 고객 만족을 위해 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새 EV 콘셉트카 '프로페시'/사진=현대차
현대차 새 EV 콘셉트카 '프로페시'/사진=현대차

■ 현대차, 전기차 비중 늘려간다..."2025년까지 23종 전기차 선보일 것"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5년까지 현대기아차는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미래 혁신기술 분야 리더십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차세대 혁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지속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류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