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ITC 쇼크] 보톡스 전쟁, 메디톡스 '승기'...나보타 美 수출길 막히나
[대웅 ITC 쇼크] 보톡스 전쟁, 메디톡스 '승기'...나보타 美 수출길 막히나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07.07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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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행정판사, 대웅제약 영업비밀침해 인정...나보타 10년간 美수입금지 권고
대웅제약, "명백한 오판, 이의절차 진행...최종판결 승리할 것"
나보타, 미국시장 사업 차질 위기...이날 오전 장중 주가 폭락 15%↓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시간) 예비판결에서 대웅제약의 영업비밀침해를 인정하면서 메디톡스가 5년째 이어온 대웅제약과의 일명 '보톡스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ITC 행정판사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현지 제품명:주보)를 10년간 수입금지하는 명령을 ITC 위원회에 권고했다. 나보타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불공정 경쟁의 결과물이므로 미국 시장에서 배척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결정은 절차상 소송을 주관한 행정판사의 구속력 없는 예비판정으로, 아직 4개월 뒤 최종 결정권을 가진 ITC 위원회의 판정이 남아있다.

■ 대웅제약, 이의 절차 착수 "예비결정은 명백한 오판"

대웅제약은 "ITC로부터 전달받은 예비결정은 미국의 자국산업보호를 목적으로 한 정책적 판단으로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ITC로부터 공식적인 결정문을 받는 대로 이를 검토한 후 이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이 분쟁은 이른바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두고 메디톡스와 엘러간이 지난해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미국 ITC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을,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앞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갔다고 지난 2016년부터 주장해왔다. 국내외에서는 민·형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지난해 1월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ITC에 공식 제소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10년의 수입 금지명령을 포함한 권고를 결정한 것은 ITC 행정판사의 명백한 오판"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ITC 행정판사의 예비결정은 그 자체로 효력을 가지지 않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위원회는 예비결정의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해 파기(reverse), 수정(modify), 인용(affirm) 등의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고, 다시 대통령의 승인 또는 거부권 행사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예비결정은 행정판사 스스로도 메디톡스가 주장하는 균주 절취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명백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16s rRNA 차이 등 논란이 있는 과학적 감정 결과에 대해 메디톡스 측 전문가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인용했거나, 메디톡스가 제출한 허위자료 및 허위 증언을 진실이라고 잘못 판단한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히 메디톡스의 제조기술 도용, 관할권 및 영업비밀 인정은 명백한 오판임이 분명하므로, 이 부분을 적극 소명하여 최종판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나보타 미국 내 사업 차질 불가피...수출 제한 '위기'

대웅제약 나보타 ㅣ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나보타 ㅣ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강력히 반박하며 즉각 이의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ITC 예비판정에 따른 신뢰도 하락 및 나보타의 미국 사업 차질 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룬다. 번복이 흔치 않은 ITC 소송 특성상 이번 예비판정으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균주 분쟁도 일단락 난 것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웅제약 측은 행정판사가 균주 절취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행정판사가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두 균주 간의 유전자 데이터가 기원 상 동일하다는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TC에서 지식재산권의 침해가 있었다고 판정하는 경우 내리는 구제조치는 ▲수입 배제 또는 중지명령 ▲공탁금 규모로 압축된다.

선 연구원은 "ITC에서의 판정 결과는 패소하는 기업에 있어서는 매우 치명적인 결과라 사실 ITC 소송의 경우 중간에 합의를 하기 때문에 끝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면서 "조사신청인이 ITC에 소송을 제기하는 목적은 실제 피신청인의 침해 물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아니라, 보통 합의를 통해 실제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함"이라고 부연했다.

대웅제약 측이 ITC 소송 절차에서 이의 신청할 기회는 3번 있다. 최종판정에 대해서도 60일 이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그러나 항소 절차와 상관없이 최종판정에 의한 구제조치는 그 효력이 진행된다. 만약 '나보타'의 수입배제 명령이 내려질 경우 그 조치는 유지되기 때문에 수출 제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사법정책연구원에서 작성한 ‘미국 특허쟁송 실무에 관한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행정판사의 예비판정이 위원회에 의해 확정돼 최종판정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예비판정은 실무적으로 중요한 결정’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또 영업비밀 도용이 확인된 ITC 예비판결이 최종에서 번복된 전례가 흔치 않기 때문에 메디톡스는 이번 소송의 '승기'를 잡았다는 분위기다.

메디톡스는 특히 이번 예비판결로 "경기도 용인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임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기술을 도용했음이 이번 판결로 명백히 밝혀졌다"며 "이번 판결은 대웅제약이 수년간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균주와 제조과정의 출처를 거짓으로 알려 왔음이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의 ITC 예비판결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으며 코스닥 시장에서 개장 직후 바로 상한가로 직행했다. 현재 메디톡스의 주가는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30% 급등한 21만5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은 급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대웅제약 주가는 전날보다 14.23% 급락한 11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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