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단상] 유한킴벌리의 침묵, 여성환경연대의 일방통행
[9월 단상] 유한킴벌리의 침묵, 여성환경연대의 일방통행
  • 승인 2017.09.03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려흔 기자
[비즈트리뷴] 릴리안 생리대(깨끗한나라)의 유해성 논란이 뜨겁다.

우리국민의 절반인 여성 소비자들이 속시원한 진실을 요구하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침묵하거나 '일방적인 주장'을 내놓을 뿐, 진실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논란은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가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생활환경연구실에 의뢰해 발표한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조사결과'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검사 결과를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는 사이 릴리안생리대 제조사인 '깨끗한 나라'는 소비자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유한킴벌리의 경쟁사인 '깨끗한 나라'는 이미지추락과 집단소송이라는 경영 악재를 마주하게됐다.

기자가 제보소식을 접한것은 8월 중순이다. 

생리대파문의 배후에 유한킴벌리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게다가 유한킴벌리가 당초 약속과 다르게 생리대가격을 인상했다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그의 제보를 확인하기위해 바로 취재에 들어갔다. 그러나 생리대시장 1위기업인 유한킴벌리는 '어림없다'는 듯, 침묵으로 일관했다.

유한킴벌리 김영일 차장은 시종일관 '동문서답'으로 취재를 방해하고 '의문에 대한 증명 자료를 보내주겠다'며 회피했다. 물론 현재까지 취재에 응하지않고 있다.

유한킴벌리 소속 임원이 운영위원으로 활동중인 것으로 드러난 여성환경연대는 '일방통행식' 소통을 반복했다.

여성환경연대와 유한킴벌리의 유착 의혹을 확인하기위해 전화취재에 들어갔을 때였다. 

"왜 릴리안의 이름만 공개됐을까. 정말 릴리안 죽이기의 큰 그림이었을까"

이것이 궁금했다. 

여성환경연대 고금숙 환경건강팀장은 완강했다.

그는 "릴리안을 언급한 것은 우리 단체가 아닌 강원대 김만구 교수측이다. 대답할 이유가 없고 왜 이런 질문(유한킴벌리 외에 다른 기업에 메일보낼 때 유한킴벌리와 먼저 상의가 된 부분이냐, 생리대 10종 나머지는 왜 공개하지 않느냐 등) 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예정된 인터뷰도 아니며 스케줄이 너무 많다. 다음날(지난 29일) 낮 12시에 구체적으로 대답할 시간이 된다"고 말했다.

다음날 시간에 맞춰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는 "제가 이 때 시간이 된다고 했으니 질문하라"고 하자마자 돌연 "녹음할거니 기사 쓰지마라, 녹음하고 있다, 분명히 얘기했다, 예민한 부분이라 답변할 수가 없다"고 기자를 압박했다.

이쯤되면, 시민단체가 아님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봐야하지않을까.

여성환경연대 측의 '주장'들은 팩트를 확인시켜주기보다는 여러 보도를 통해 의혹만을 키워가고 있다. 

여성환경연대가 주장한 생리대 검출실험 재원 조달은 네이버측이 '소셜펀딩은 없었다'고 반박하며 '거짓주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숙 유한킴벌리 상무의 여성연대 임원활동 논란에 대해서도 "그분(김해숙 상무)은 대외적으로 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와 여성환경연대를 취재하면서, 지난해 삼성의 대응방식과는 너무도 다르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이후, 담당사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 해소에 진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휴대폰은 필수품으로 자리잡았지만 적어도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상품은 아니다. 반면 생리대는 여성들에게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용품이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사실상 국내시장을 과점하는 유한킴벌리는 의혹쟁점으로 떠오른 음모론, 자사제품의 부작용 우려여부 등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우리 소비자, 국민들의 불안감은 안중에도 없는다는 식이다. 

사실상 미국기업인 유한킴벌리에게 언제까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생리대시장을 맡겨야하는 것일까.

그저 답답한 노릇이다. 

식약처는 이달안으로 유해논란의 생리대 제품들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 특히 여성들은 여전히 생리대 부작용을 우려하며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의 침묵이 어떤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는지는 머지않아 드러날 것이다.

기자는 오늘도 '그들'을 취재하고 있다.


[김려흔기자 eerh9@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