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이재용, 검찰수사심의위원회 ‘D-1’...국민의 선택은
[이슈진단] 이재용, 검찰수사심의위원회 ‘D-1’...국민의 선택은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6.25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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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10시 30분 시작...양측 '구두변론'이 승패 가를 듯
삼성 "객관적 판단해달라" 호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 합병·승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의 수사심의위원회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해 약 7시간을 거쳐 오후 6시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심의위원회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기소의 적정성과 적법성 등에 대해 심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 수사심의위원회 어떻게 진행되나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삼성과 검찰의 ‘구두변론’이 승패를 나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사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대상이 교사, 전직 공무원, 택시기사 등 일반 시민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미 지난 18일 법조계와 학계, 시민단체, 언론계, 문화·예술계 등 각계 전문가 150~250명 중 추첨을 통해 분야별로 3~4명씩 15명의 현안위원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수사심의위 현안위원회는 기존 부의심의위에서 양측 의견서만 검토한 것에 추가해 의견진술 절차가 추가된다. 양측은 프레젠테이션(PT) 방식 등을 통해 위원들을 설득한다.

검찰 측에서는 주임검사인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를 비롯해 이 부회장 대면조사를 담당한 최재훈 부부장 검사, 김영철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등 3~4명이 참석한다. 이 부회장 측은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 '특수통' 검사 출신 변호인들이 참석하며, 김앤장에서도 지원한다.

더불어 이 부회장과 함께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던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과 삼성물산 측에서도 변호인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 등 당사자들은 현안위에 참석하지 않는다.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현안위가 열리면 우선 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의 회피 안건을 논의하고, 위원장 직무대행을 정하게 된다. 직무대행은 심의기일에 나온 위원 15명 중 호선으로 정하며, 실제 논의에는 위원 14명이 참여한다.

양 위원장은 이번 사건 관련 피의자 중 한 명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의 친분을 이유로 위원장 직무를 회피하겠다고 지난 16일 밝힌 바 있다.

위원들은 양측이 현장에서 배부하는 각각 A4 50쪽의 의견서를 검토한다. 대검은 양측 의견서 분량과 의견진술 시간 등을 똑같이 배정하고, 삼성 측 신청인 3명을 각각 나누지 않고 큰 틀에서 한 번에 진행하기로 했다.

수사심의위원회 오전에 의견서 검토와 검찰 의견 진술을 먼저 한 다음 점심 식사 후 삼성 측 의견 진술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양측을 상대로 한 위원들의 질의와 현안위 내부 토론 절차를 거쳐 오후 늦게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안위는 만장일치 결론을 목표로 하지만,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14명 중 찬성 7명, 반대 7명으로 찬반 동수가 될 경우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가 기각되면서 일단은 삼성 측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수사심의위원회가 일반 시민들로 구성되는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 삼성 “객관적 판단해달라” 호소...이재용은 묵묵히 ‘경영행보’

삼성은 호소문을 통해 객관적 판단을 해달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는 등 수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총력 방어에 나섰다. 

이달 초 삼성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출처 자체가 의심스러운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언론에 호소한 바 있다.

또 지난 24일에는 일부 매체가 보도한 ‘삼성증권의 주가 불법 관리 정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일방적 보도는 수사심의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위원들의 객관적 판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유죄 심증을 전제로, 철저한 검증 절차 없이 언론을 통해 공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재차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묵묵히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 사장단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19일에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해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또 생일날인 지난 23일에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소비자가전(CE)부문 주요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미래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지난 24일 이 부회장이 ‘뉴 삼성’을 위해 강조한 인재영입 1호로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리서치 소장에 임명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연구소 현장에서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또 수원에서는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태된다.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