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SK바이오팜 청약에 ‘31조원’ 몰려… IPO 신기록 
[이슈분석] SK바이오팜 청약에 ‘31조원’ 몰려… IPO 신기록 
  • 어예진 기자
  • 승인 2020.06.2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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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명동WM 센터 / 사진제공=NH투자증권
24일 NH투자증권 명동WM 센터 / 사진제공=NH투자증권

올 상반기 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의 일반 청약이 24일 마감됐다. SK바이오팜은청약 증거금 30조9899억원을 모집하며 대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 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역대 최대 증거금(30조649억원) 기록을 넘어선 규모다. 

SK바이오팜은 다음달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몇 배 이상 벌 수 있다는 시장 예상에 23일부터 이날까지 증권사 창구는 청약을 하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 경쟁률 323.02:1 …. 1억원 넣으면 13주 받아

이날 마감된 SK바이오팜의 일반 청약 물량인 391만5662주에 대해 총 12억485만3070주의 청약 신청이 들어왔다. 청약 신청 고객 중에는 1인당 최대 청약 한도인 12만주(한국투자증권 기준), 29억원 가량을 증거금으로 한 번에 넣는 고객도 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 경쟁률은 323.02대 1이다. 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351.09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이 325.17대 1로 뒤를 이었고, 하나금융투자(323.30대 1)와 SK증권(254.47대 1) 등 순이었다.

통합 경쟁률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투자자들은 SK바이오팜 1주를 사기 위해 청약 증거금 791만4000원을 내야한다. 증거금(증거금률 50%) 1억원으로 약 4080주(주당 4만9000원)를 청약한 투자자의 경우 13주 정도의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 주식 배당 이후 남은 청약 증거금은 반환된다. 

시장에서는 상장 직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넘치는 유동성•적은 유통 주식수가 흥행 이끌어

SK바이오팜의 청약 흥행은 회사 자체의 가능성과 가치에 대한 영향과 함께 시장에 대기 중인 유동자금이 넉넉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동학개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식 시장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실제 이번 SK바이오팜 청약으로 주관사와 인수회사의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 22∼23일 SK증권의 평균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는 청약 전주인 15∼19일 일평균 계좌 개설 건수 대비 25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번 주 일평균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가 전주보다 1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적은 유통 주식수도 청약 흥행을 이끌었다. 

상장 이후 SK 지분 75%와 우리사주조합 지분율 5%는 각각 6개월과 1년 매도가 제한된다. 일반 공모로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배정받은 800만주 중 상당물량이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하면 유통물량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지난 16~17일 시행한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 참여한 기관의 81.2%가 최대 6개월간 공모주를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보호예수를 신청했다. 

■높은 신약 가치 + 핑크빛 시장 기대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 관련 신약 개발 전문 글로벌 종합 제약사다. 1993년 SK그룹의 Life Science(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부문으로 신약 연구/개발을 시작해 2011년 4월 분할 설립됐다. 

국내 제약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미국 FDA에 직접 판매 허가 승인을 독자적으로 획득한 회사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임상 초기 단계에서 상장하는 기존 신약개발 업체와 달리 SK바이오팜은 이미 충분한 검증을 받은 업체”라며 “뇌전증 치료제인 엑스코프리와 수면장애 치료 제인 수노시는 FDA의 최종 허가를 받고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됐으며, 각각 해외 제약사와 기술이 전 계약까지 완료됐다. 국내 유일하게 미국 출시 신약 2품목을 보유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200에 특례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최근 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50위는 약 4조4000억원 수준이다. 상장 후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이 4조4000억원 이상 유지된다면 코스피200에 조기 편입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패시브 펀드의 매수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