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현대건설 박동욱 사장..."코로나 한파속 최대실적 작성중"
[CEO]현대건설 박동욱 사장..."코로나 한파속 최대실적 작성중"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7.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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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1조7377억 규모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
"적극 수주행보에 업종 내 전망 가장 밝아"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이 올해 정비사업 시장에서 독보적 행보를 보이며 현대건설의 존재감을 더욱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년차를 맞은 박 사장은 취임 후 정비사업 수주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맞이한 터라 더욱 주목된다.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를 내걸고 일감 잡기에 나섰던 박동욱 사장은 코로나19에 타격 받은 해외수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비사업 수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반기에만 '작년치' 넘어...비결은 '탄탄한 재무구조'

현대건설은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아파트 사업의 시공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하반기가 채 오기 전 3조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쌓으며 단숨에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로 올라섰다. 이는 작년 한해동안의 정비사업 수주액을 웃돈 규모다.

한남3구역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에 지하 6층, 지상 22층의 197개동, 5816세대(임대 876세대 포함) 아파트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하는 '메머드급'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7조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의 풍부한 자금력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사업 조건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공개한 사업제안 보도자료에서 "우량한 신용등급과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사업에 필요한 사업비 및 이주비 조달 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이 필요없어 수수료에서만 약 1090억원이 유리하다고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현대건설이 최근 발표한 2020년 1분기말 기준에 따르면, 이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전년 말보다 26.7% 증가한 5조4446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주가 결정된 후 현대건설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사업조건을 제시했다"며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과 뛰어난 기술력 등으로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성공 요인, '인재 영입·사회문제 대처'

인재 영입에 공들여 온 박동욱 사장의 노력도 이번 수주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그간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정비사업 수주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재 영입에 유독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이번 한남3구역 수주전을 위해 삼성물산 주택사업부 출신인 도시정비기획팀장을 투입했다. 또 올초에는 경쟁사인 GS건설로부터 도시정비팀장을 영입하는 등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어 지난 5월에는 대림산업, 우미건설 등 정비사업 관련 실무진들도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박 사장이 '출신'을 가리지 않으며 인재영입에 공을 들인 결과, 취임 첫해 2018년 연간 대형건설사 가운데 5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이듬해인 2019년 업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에 더해 올해는 상반기에만 3조2764억원의 수주고를 쌓고 도시정비사업 1위 자리를 다지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미세먼지 등 민간한 사회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처한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예측된다.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연구 및 적용해 온 노력이 역할을 한 것이다.

한남3구역에 '세계 최초 바이러스 걱정 없는 아파트'를 제안했던 현대건설은 "바이러스 및 세균 제거가 가능한 안전한 아파트를 제공하겠다"면서 "한남3구역 최초 제안을 시작으로 올해 분양되는 모든 현대건설 아파트에 ‘공기청정 및 바이러스 살균 환기 시스템(H 클린알파 2.0)'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사장 연임 가능성 '솔솔'...현대건설 전망은?

현대건설의 하반기 전망 역시 밝다.

압도적인 수주 행보를 나타내고 있는데다, 별도기준 상반기 국내 수주는 한남3구역(1.7조원) 포함 8조원을 넘기며 연간 수주목표 6.6조원을 이미 초과 달성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 수주에 이어 하반기 추가 물량까지 포함하면 올해 연간 4조원 이상의 정비사업 실적까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이 선정되면서 국내 주택시장에서 현대건설의 파워가 도드라지고 있다"며 "서울 핵심지 수주전 결과는 브랜드 인지도로 이어져 타 지역 수주전에도 영향을 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이 불가피했던 해외 수주 역시 하반기 파이프라인을 고려하면 전망이 나쁘지 않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하반기 수주 기대 프로젝트로는 이라크 정유공장(20억불), 카타르 병원(5억불), 사우디 자프라 가스(13억불) 등이 있다"며 "연간 목표 8조원 달성(상반기 4.4조원)이 가능해보인다"고 내다봤다. 

업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좋은 성과를 낸 만큼, 박 사장이 연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이면 마무리된다.

박 사장은 남은 임기에도 국내외 수주 행보를 적극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박동욱 사장은 "올해는 수주, 수행, 수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때”라며 "전문 설계 인력과 조직을 확충하고 선진 기업과 전략적으로 제휴해 고부가가치 사업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은 누구? 

1962년 경남 진주 출신인 박동욱 사장은 진주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 후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자동차를 거쳐 다시 현대건설로 돌아오기까지 줄곧 현대에 몸 담은 '정통 현대맨’으로 불린다. 입사 30년 만에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올해로 3년째 현대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눈에 띄는 성과로는 2019년 힐스테이트 로고 변경이 있으며,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철학도 기존 ‘탁월함’에서 ‘라이프 스타일 리더(Life-Style Leader)’로 변경했다.

재무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를 현대건설의 경영전략으로 내걸고 건설명가 재건을 이끌고 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