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메디톡스-下] 국내 보톡스시장, 지각변동오나
[위기의 메디톡스-下] 국내 보톡스시장, 지각변동오나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06.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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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신'이 식약처의 허가취소 처분이 확정되면서 국내 보톡스 시장의 지각변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휴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휴젤이 매출 613억원으로 점유율 42%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메디톡스가 544억원으로 2위에 올라있다.  그 외 대웅제약, 휴온스, 미국 앨러간 등이 있다.

■ 메디톡신 허가취소...메디톡스 상황은?

메디톡신은 국내의 약 1500억원 규모의 보툴리늄 톡신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품목허가 취소된 메디톡신 3개 품목의 지난해 국내 및 해외 매출액은 868억원으로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2천59억원)의 42.1%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만 품목허가가 취소된 상황이지만 해외 사업 역시 영향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중국에서 진행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허가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국내에서 앞으로 메디톡신 3개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돼 국내 시장에서의 사업도 타격이 만만치 않다.

취소된 메디톡신 3개 제품의 품목허가 재신청은 취소 후 1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 이외에도 발생되는 매출은 있기 때문에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메디톡스도 허가취소에 포함되지 않았던 '유닛 200'과 '이노톡스'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식약처 결정으로 회사와 제품에 대한 주주 및 소비자들의 신뢰가 하락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실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보톡스 시장은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1분기 실적을 비롯해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 중국, 유럽,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해외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다만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균주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만큼 신약 개발에 비해 문턱이 낮다. 게다가 제품 개발에 성공할 경우 수익성이 높은 만큼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 메디톡스 빈자리...누가 채우나?

휴젤의 '보툴렉스 주' ㅣ 휴젤 홈페이지 캡쳐

국내 2위 업체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 올 하반기 국내 보톡스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기존 인지도 높은 휴젤의 '보툴렉스'가 큰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 휴젤은 국내 시장 1위 업체로 4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메디톡스와 일명 '균주 분쟁'으로 다투고 있는 대웅제약의 '나보타'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현재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7월 6일로 ITC 예비판결이 예정된 만큼 대웅제약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위 업체가 흔들리면서 국내 보톡스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먼저 휴온스글로벌이 지난해 6월 출시한 '리즈톡스'가 있다. 앞서 휴온스는 지난 12일 식약처로부터 ‘리즈톡스(수출명:휴톡스주)’의 ‘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 개선’에 대한 국내 임상 2상 IND 승인을 받았다.

휴온스 관계자는 "‘리즈톡스’의 사용 범위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용 영역과 치료 영역 적응증 확대를 동시에 추진, 적응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자회사 휴메딕스와 함께 에스테틱 분야를 한번에 아우를 수 있는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도 지난 5월 '원더톡스'를 출시하면서 보톡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휴젤과 보툴렉스를 공동판매했던 네트워크 영업력을 바탕으로 현재 거래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보툴리눔톡신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종근당은 영업망과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밖에 바이오 업체들까지 보톡스 시장에 뛰어들자 현재 국내 보톡스 시장은 가격경쟁과 더불어 혼전 양상이다. 2위 제품의 퇴출로 점유율이 미미했던 후발주자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