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현대차-삼성-LG-SK 배터리 동맹' 속도낸다...정의선-구광모 22일 회동
[이슈분석] '현대차-삼성-LG-SK 배터리 동맹' 속도낸다...정의선-구광모 22일 회동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6.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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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자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삼성·LG·SK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현대차와 삼성SDI간 배터리 협력을 논의한데 이어, 22일에는 정 수석부회장이 구광모 LG 회장과 첫 만남을 가졌다. 

또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향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BIG 4' 그룹 간 배터리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LG그룹 구광모 대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LG그룹 구광모 대표

■ "전기차 배터리 뜬다"...동맹은 선택 아닌 '필수'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올해 51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5년 14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장조사업체인 B3도 올해 소형 배터리 글로벌 시장 규모가 241GWh에서 오는 2025년 695GWh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는 이미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회사간의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과 노스볼트, 테슬라 등 업체들은 이미 협력을 강화하며 미래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향후 2~3년 안에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적으로 '배터리 대란'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현대차그룹간의 협력이 이제는 반드시 필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3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 1분기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총 2만4116대로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요도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도 한국판 뉴딜' 차원에서 전기차 육성 정책에 적극 나서며 국내 대기업들의 협력을 응원하는 모양세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업계의 양산 기술은 니켈 비중 80% 양극재 통해 주행거리 500km 상용화까지 성공시켰다"며 "2021년 단결정 양극재의 본격 양산, 2022년 실리콘 첨가 음극재 시장, 배터리 표준화 작업에 돌입한 전지 업계의 규모의 경제 효과 감안하면 2025년까지 시장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주행거리 확대 및 배터리 가격 하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정의선-구광모 만남서는 '배터리 협력 방안 논의'

LG는 이날 정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이날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LG 측에서는 구광모 대표와 권영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 사장 등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이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현장에서 LG화학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했다.

또 양 그룹 경영진은 LG화학 오창공장의 배터리 생산 라인과 선행 개발 현장을 둘러봤으며, 특히 미래 배터리 관심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부신년인사회 참석한 기업 대표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정부신년인사회 참석한 기업 대표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 차세대 핵심 사업 '전기차 배터리'...현 주소는?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또 오는 2022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2차 배터리 공급사로 LG화학을 선정하고 최상의 성능 확보를 위해 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LG화학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시너지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현재까지 국내외 누적 27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이어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또 궁극적으로 오는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을 지난해 2.1%에서 2025년 6.6%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LG화학의 경우 지난 30년 간 선제적인 R&D 투자를 통해 1만7000건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특허를 확보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석출형 리튬음극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이며, 수명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기술은 기존 전기차의 2배 수준인 1회 충전에 800km를 주행하고 재충전도 1000회 이상 가능하다.

또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며, 현대차그룹의 1차 공급사 역할을 하고 있고 LG화학 등 다른 업체들과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화학은 장수명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분야에서도 게임 체인저가 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양사간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