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홈플러스 실적악화...임일순사장, "힘들어도 함께...사람중심 경영"
[이슈분석] 홈플러스 실적악화...임일순사장, "힘들어도 함께...사람중심 경영"
  • 박진형 기자
  • 승인 2020.06.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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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홈플러스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가 부진한 작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9% 감소한 7조3002억원, 영업이익은 38.39% 급감한 1602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2019년도 회계연도는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다.

국내 대형마트 3사 중 유일하게 코로나19로 객수 감소가 심각했던 지난 2월 실적히 반영되다 보니 매출 감소가 더 크게 작용됐다는 설명이다.

지속적인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불황도 발목을 잡았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으로 봤을 때 작년 영업이익은 1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비용'으로 처리됐던 운용리스 비용이 '영업외비용'으로 적용됐을 경우다.

또 새로운 회계기준에 따라 리스료가 부채로 설정되면서 무형자산·사용권 자산 등에 대한 손상차손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당기순손실도 5322억 원으로 악화됐다.

이는 점포 임차료 상승과 매출하락으로 인한 이익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올해도 실적 전망은 먹구름

홈플러스는 올해도 상황이 여의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유통규제,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3월 연중 가장 큰 행사인 창립기념 프로모션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진행하지 못했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에서 대형마트도 제외됐다.

경쟁사 대비 점포 내 임대매장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홈플러스는 지난 2월부터 입점 점주들을 대상으로 임대료 할부를 면제해 주고 있는 점도 실적 악화의 요인이다.

업체별로 임대매장 수를 보면 홈플러스는 6000여곳, 이마트는 2400곳, 롯데마트는 1444곳이다. 

 

■ 일부 점포 유동화 추진… 올라인 중심 '사업 세대교체'

홈플러스는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3개 내외의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검토 중인 유동화 방식은 오프라인에서 '올라인'(온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다각화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그 동안 업계에서 봐왔던 부진 점포에 대한 단순한 구조조정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오프라인 실적이 좋았지만, 온라인 성장 여력이 낮은 점포라면 과감히 유동화해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 사업에 재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턴어라운드 전문가'로 알려진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과감한 ‘승부수’다.

홈플러스의 온라인사업은 올해 3월 이후 30%대 신장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실적 중시의 점포 전략에서, 온라인배송에 유리한 점포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이루는 식이다.

또한 가치 있는 점포의 자산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다량의 현금을 성장 사업에 재투자하겠다는 밑그림이기도 하다.

국내 산업계에서의 현금 확보를 위한 자산유동화 사례는 이미 다수 존재한다.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들은 재무상태를 개선시키고 시설 등에 재투자하기 위해 최근 물류센터와 서비스센터 등 부동산 자산 유동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경쟁사 이마트와 롯데마트 역시 알짜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하거나 부진점포 등에 대한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임일순 사장
임일순 사장

■ '힘들어도 함께 간다' 사람중심 경영

홈플러스는 '올라인' 중심 사업 전략에서도 '사람은 안고 간다'는 방침이다.

전체 직원 2만2000명 중 99%가 정규직인 만큼, 오프라인 점포가 폐점하더라도 온라인 등 주력 사업부서나 타 점포로 전환 배치해 정규직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사상 최악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임 사장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지난해 7월 무기계약직 직원 1만4283명 전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자회사 설립이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정규직 직급인 '선임'으로 발령내 '조건 없는 정규직 전환'을 단행했던 임 사장의 승부수를 재연하겠다는 포부다.

홈플러스의 온라인 사업 전략은 '사람 중심'이라는 특성도 있다.

홈플러스의 전국 각 점포는 상품의 적재, 집하, 포장, 출하, 배송 등을 담당하는 온라인 물류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중심에서 피커 사원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고품질의 신선식품과 상품을 골라 대신 장을 봐주는 역할을 한다.

온라인으로 사업 비중을 높혀도 여전히 사람의 손과 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설명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침체기이지만, 홈플러스의 장점을 강화한 '올라인' 사업 전략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없이 전 직원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