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기 LG화학-상] 체질개선 속도...핵심 키워드는 ‘배터리’와 ‘조직문화‘
[혁신·위기 LG화학-상] 체질개선 속도...핵심 키워드는 ‘배터리’와 ‘조직문화‘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6.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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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와 배터리로 사업 재편 막바지
조직문화 개편...'변화 인식 심는 과정'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특유 강점인 ’혁신‘을 토대로 본격적인 LG화학의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뉴비전을 발표하며 화학을 넘어 과학으로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힌데 이어 실제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하나씩 정리하며 배터리 등 미래 사업 부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신 부회장은 “2024년까지 매출을 현재 두배 수준인 59조원까지 늘리고 전지사업의 매출을 31조원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시장과 고객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기술 상용화로 연결하는 연구개발 ▲사업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을 4대 경영중심과제로 내걸었다.

이미지=LG화학
이미지=LG화학

■ LCD 사업 철수...배터리에 전력투구

LG화학은 지난 10일 중국 업체에 LCD 편광판 사업 매각을 위한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CD 편광판 사업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며 OLDE(유기발광다이오드) 편광판을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LCD 시장의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OLED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발 맞춰 LG화학도 LCD 관련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철수하며, 미래 산업인 배터리 시장에 대한 투자를 꾀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월 중국 시양인터내셔널과 LCD에서 색을 표현하는 핵심 소재인 컬러 감광재 사업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 2012년부터는 신규 시설투자를 진행해온 LCD 유리기판 사업도 철수를 결정했다.

LG화학이 LCD 사업부를 매각해 마련한 자금은 배터리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LG화학은 지난해 자동차 전지 설비에 3조80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선택한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올해 51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5년 14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장조사업체인 B3도 올해 소형 배터리 글로벌 시장 규모가 241GWh에서 오는 2025년 695GWh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수록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파트너십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LG화학은 다양한 고객사 비중을 구축하고 있어 경쟁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조직문화 개선..."교육과 소통으로 내실 다진다"

LG화학은 사업부 체질개선과 함꼐 내부 조직문화 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7일, 14년 만에 새로운 비전인 ‘We connect science to life for a better future(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를 선포했다.

신 부회장은 선포식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 왔다”며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사업모델을 진화시키고 전혀 다른 분야와 융합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 넘는 가치를 만들어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LG화학 뉴비전의 핵심은 ▲화학을 뛰어넘는 과학 실현 ▲과학과의 연결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새로운 비전과 핵심가치가 실제 조직 운영과 연계될 수 있도록 리더십 육성 체계부터 채용 등 조직문화를 대규모로 손본다. 특히, 임원부터 사원까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해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글로벌 임직원들과의 소통도 강화할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뉴비전에 따른 조직문화 변화는 아직 전파단계로 직원들에게 변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과정”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은 설계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그룹에서 지난 9일 채용 방식을 채용·인턴십으로 바꾼 것도 LG화학의 조직문화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LG는 경영환경 변화와 기술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모든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현업 부서에서 직접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방식을 바꿨다.

앞서 신 부회장은 “반바지 입는 걸 허용했다고 혁신이 일어나는 게 아니다. 반바지뿐 아니라 러닝셔츠를 입도록 허용해도 마찬가지다. 리더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사람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다. 10년 또는 20년의 장기 계획을 세우고 기업의 체질을 바꿔야 100년을 간다”고 말한 바 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