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반포=래미안' 공식 세운 삼성물산...이영호 사장은 누구?
[CEO] '반포=래미안' 공식 세운 삼성물산...이영호 사장은 누구?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6.09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반포 주공 1단지 3주구(이하 반포 3주구) 재건축 일감을 따냈다.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뛰어든 반포 지구(신반포15차·반포3주구)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며, 단숨에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을 넘겼다. 

상반기 성과에 따라 올해 수주잔고가 3조원대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이 회사의 수장인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의 행보에도 건설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잔뼈 굵은' 삼성맨...그룹 내 존재감 높아

이영호 사장은 1985년 삼성SDI 전신인 삼성전관에 입사해 관리팀, 해외운영팀, 말레이시아법인 지원팀, 감사팀을 거쳤다. 이후 그룹에서 삼성SDI,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 삼성전략기획실, 삼성미래전략실의 담당임원을 지낸 '잔뼈 굵은' 삼성맨이다. 삼성SDI에서 PDP사업부 멕시코 법인장도 맡았으며, 삼성전자에서는 감사팀과 경영진단팀 담당임원으로 몸담는 등 분야도 넓다. 그룹 내 존재감이 높은 이 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작업에도 적잖은 역할을 했다.  

현 삼성물산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을 거쳐 지난 2018년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사장에 오른 바로 그 해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어 젖히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 재건축 수주전에 도전장을 내면서, 신규 수주 성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이 조합에 제안한 반포3주구 재건축 투시도
삼성물산이 조합에 제안한 반포3주구 재건축 투시도ㅣ삼성물산

■신반포 15차 이어 반포 3주구 조합, '래미안' 선정

반포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총 조합원 1625명 중 1316명이 투표해, 삼성물산은 52%(686표)의 득표율을 얻었다.

삼성물산은 한 달여 앞서 ‘신반포 15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로써 올 상반기에만 두 차례 '노른자 사업'을 차지하게 됐다. 고유 브랜드 '래미안'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삼성물산은 반포 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래미안이 지으면 다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의 TOP브랜드 이미지와 가치성을 지속적으로 내세운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이영호 사장은 총회 열흘 전, 반포3주구 래미안 홍보관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조합원의 방문에 불편함이 없도록 신경써줄 것을 당부하는 등 수주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 사장은 30일 총회에도 참석, “삼성물산의 상품, 기술력, 서비스 역량을 총동원해 래미안 20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겠다”며 “준비하고 약속드린 사항은 반드시 지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돋보이는 아파트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정비사업 박차...삼성물산 행보는?

자료: KTB투자증권(5월 7일 기준)

각각 2천억원(반포 15차)과 8천억원(반포 3주구)을 웃도는 일감을 한아름 안게 된 '이영호 호' 삼성물산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최대 관심사는 4조원대 일감을 넘기며 승승장구하던 '2015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지 여부다. 

실제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주잔고는 2015년 이후 꾸준히 하향세다. 2015년 4조87억원이었던 수주잔고는 2016년 3조1626억원, 2017년 2조9984억원, 2018년 2조7949억원으로 줄어, 지난해는 2조6645억원으로 더욱 낮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1분기(2조7085억원) 이미 2조를 훌쩍 넘긴 올해의 경우 '4조원 돌파'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간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입찰을 검토한 프로젝트들도 있었으나 수익성 문제가 아닌 과열 경쟁과 컴플라이언스 이슈 등으로 최종 참여를 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민/관의 도시정비사업 관련 인식의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도정법을 개정해 OS를 활용한 불법홍보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민간(조합)에서도 클린 수주에 대한 인식이 점차 퍼지고 있는 바, 삼성물산도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며 정비사업 수주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갖춰졌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이은 입찰 성공과 관련, "당사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의 20년 역량과 노하우가 총동원 돼 최고의 입찰조건을 선보였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 사업관리 역량 또한 성공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클린 수주 기조'를 토대로 OS요원(용역업체의 홍보요원)을 활용하지 않고 이영호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직접 조합원 요구에 응대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간 것 또한 수주의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향후에도 컴플라이언스 준수와 래미안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으면서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는 참여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