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주요 언론들은 도시바가 지난달 31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까지 어떤 컨소시엄과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도시바와 TMC에 도움되는 협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가 밝힌 협상 대상자들에는 이른바 '한미일 연합(INCJ-DBJ-베인캐피털 컨소시엄)', 웨스턴디지털 컨소시엄, 혼하이 컨소시엄이 포함돼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쉽게 풀이해 TMC 매각은 결국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뜻"이라며 "한국과 일본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로 구성된 한미일 연합이 애플을 참여시키는 새로운 2단계 인수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 인수방식에 대해 "1단계는 도시바와 컨소시움이 TMC의 주식을 각각 46.5%씩 나눠갖고, 애플이 3000억엔, SK하이닉스가 2000억엔의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이 경우 일본측 지분율은 53.4%로 과반수 의결권 이상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2단계에서 도시바와 WD간 소송이 해결되면 도시바가 INCJ에 주식 일부(or 전부)를 양도, 만약 도시바가 지분 전량을 INCJ에 매각하게 된다면 도시바는 재묻구조를 대폭 개선시켜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며 "INCJ 50%, DBJ 11.6%의 주식을 보유해 일본이 여전히 경영권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도시바는 SK하이닉스가 일번정부와 여론이 마땅치 않아야 하고,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인력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미래의 구도를 생각할 경우 애플이라는 대형 거래선의 참여는 TMC의 미래를 위해 간과할 수 없는 조건이 된다.
애플은 NAND 수급이 매우 타이트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에게 끌려 다녀야만 하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확실한 서플라이 체인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애풀과의 장기적 협력관계를 만들 수 있고, 삼성전자와의 NAND 부문에서의 격차를 줄일 가능성이 생긴다는 측면에서 적극적이라는 분석이다.
웨스턴디지털은 기득권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몽니를 부려야만 하는 상황이며, 삼성전자는 애플의 참여가 현실이 될 경우 일정 부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하는 입장이다.
이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모든 언론보도와 심지어 잠정적인 계약조차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라며 "향후 전망을 예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여러 혼란에도 나름대로의 이유와 사연이 다 있을 것이나 도시바 사태 해결이 당초 예상보다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NAND 수급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려흔기자 eerh9@biztribun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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