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코스피 랠리, 이대로 쭉 갈 수 있을까?
[이슈분석] 코스피 랠리, 이대로 쭉 갈 수 있을까?
  • 어예진 기자
  • 승인 2020.06.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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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코스피 지수가 2.87% 급등하면서 2150선에 근접했다. 코스피가 210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2월25일(2103.61) 이후 99일 만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추세적인 상승을 지속하다 6월에 접어들면서 4거래일 연속 1% 이상 오르는 랠리를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론상 강세장 진입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최근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면 추세적 상승을 의미하는 강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4일 오전 10시 4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2170.68로 지난 3월 19일 장중 저점 1439.43 대비 50.8%(731.25포인트)나 뛰어오른 수준이다.  

◆ 왜 올랐나?

전날 기관은 코스피 현물시장을 약 1조1000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의 주요한 역할을 했다.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가 약 1조원을 사들여 기관 순매수 대금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2015년 1월 이후 최대값이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투자가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한 이유는 오랜만에 코스피 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상품이 고평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이 고평가에도 불구하고 선물을 강하게 매수한 것을 볼 때,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단기적(최소 6월 만기)으로나마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는 시그널이 포착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펼치는 이유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다. 한국 증시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중국, 대만, 일본 주요 지수도 6월 들어 일제히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국가의 락다운 해제, 공장 가동 본격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의 지속적 진척 등이 시장을 활성화를 자극했다.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 미중 간 갈등이 변수로 존재하지만 시장은 경기 정상화와 이를 뒷받침해줄 정책에 대한 신뢰, 유동성의 힘을 바탕으로 상승하고 있다. 

◆ 더 오를까?

시장 전문가들은 지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더 두는 모습이다. 다만 경제 정상화 및 정책 기대 조합 유지, 기업들의 실적 확인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국내 주식시장은 전일 대형주 위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에 장중 상승폭을 줄여가고 있다"며 "지수 상승에 따른 속도 조절 가능성은 있으나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경기 회복 기대, 글로벌 정책 공조는 당장 꺾일 변수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멘텀이 유효한 업종 중심으로 6월 중 업종 간 키 맞추기는 지속될 수 있으며 코로나19 타격으로 시장이 급락하기 전 주가 수준과 현재 주가의 괴리율 기준으로 민감주 또는 일부 경기 소비재 업종 가운데 자동차, 비철/목재, 철강, 에너지(정유) 순으로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및 제조업 지표 개선의 연속성와 2분기 기업 실적 또는 가이던스 확인 전후가 눈높이 조정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동호 리딩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코스피 시총 비율은 시장에 풀린 잉여 유동성이나 명목 GDP 대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 문제 재차 심각해지지 않는다면 2분기를 글로벌 경기 바닥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 차례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윤영교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과 주도주 교체가 맞물리는 시기(7~8월)에 시장은 한 차례 조정 받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회복된 금융시장을 근거로 연준이 추가 유동성 공급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 사례에서 얻었던 교훈 처럼 펀더멘털(Fundamental) 확인 없이 센티먼트(Sentiment)와 유동성 만으로 올라가는 시장(주가)은 분명 한계에 봉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2분기 실적시즌 중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상회한 업종은 미래 이익전망치가 상향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주식시장은 이 업종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