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자동차 업계 파장은? - 한국투자증권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자동차 업계 파장은? - 한국투자증권
  • 승인 2017.09.0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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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1일 자동차업종에 대해 "기아차의 통상임금 판결은 업계 전반의 노사관계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며 "당장 10월에 재개되는 현대차의 임금협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당장 기아차 3분기 실적은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고, 기아차를 받치고 있는 현대차, 현대차를 보유하고 있는 모비스도 순이익이 줄어든다"며 "기존 3분기 기아차 순이익 전망치에서 통상임금 비용 1조원을 빼면 3분기 기아차 적자폭은 5918억원이고, 이를 현대차 지분법이익에 반영할 경우 3분기 현대차 순이익은 2465억원 줄어들며, 이를 다시 모비스에 반영하면 3분기 순이익은 369억원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통상임금 1심 판결을 거친 '현대위아'의 사례를 들어 "기아차의 경우 1조원에 15% 이자율을 반영하면 지난해 순이익과 견줘 5.4%의 이자 부담이 생긴다"며 "인건비의 추가 상승 여부는 3년치 원금 3126억원을 액면 그대로 반영할 경우 연간 1000억원 수준이지만, 노사 협상 과정에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보고서의 내용이다.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판결 내용

8월 31일 서울중앙지법은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판결에서 원고인 노조 측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회사 측이 주장한 신의성실의원칙(이하 ‘신의칙’)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3년 소급분에 대한 지급 판결이 내려졌다. 노조 측이 통상임금으로 주장한 상여금과 중식비, 일비 가운데 일비는 통상임금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노조 청구금액 1조 926억원(원금 6,588억원, 이자 4,338억원) 중 39%에 해당하는 4,223억원이(원금 3,126억원, 지연이자 1,097억원) 통상임금 추가비용으로 인정됐다.

과거 현대위아 사례와의 비교

이미 통상임금 1심을 거친 현대위아는 기아차와 유사한 취업규칙을 가지고 있어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현대위아는 16년 2월 1심에서 과거 3년 치(2010.7~2013.7) 임금에 대한 노조 측의 청구금액 506억원 중 88%인 443억원이 통상임금 추가비용으로 인정된 바 있다. 여기에 이자비용, 퇴직급여, 추가발생임금 등 429억원을 더해 총 872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위아보다 기아차는 청구금액 대비 추가비용 비중이 낮다(39% vs. 88%). 이는 기존 통상임금 중 근로기준법의 범위를 초과한 부분은 통상임금 재산정 시 제외돼야 한다는 회사 측의 공제논리가 어느정도 반영 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현대차/모비스 3분기 실적 영향

기아차가 공시한 3분기 예상 충당금은 1조원 내외다. 이는 대표소송 판결금액 4,223억원을 전체 인원으로 확대하고, 기간을 현재까지 적용해 산출된 금액이며, 당사의 예상범위인 1~1.5조원에 부합하기 때문에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접근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당장 기아차 3분기 실적은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기아차를 들고 있는 현대차, 그리고 현대차를 보유하고 있는 모비스도 순이익이 감소한다.

당사의 기존 3분기 기아차 순이익 전망치에서 통상임금 비용 1조원을 차감하면 3분기 기아차 적자폭은 5,918억원이다. 이를 현대차 지분법이익에 반영할 경우 3분기 현대차 순이익은 2,465억원 감소하며, 이를 다시 모비스에 반영 시 3분기 순이익은 369억원 감소한다(표 1).

기아차 향후 실적 영향

기아차 향후 실적에는 항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이자 및 새로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임금협상 과정에서 인건비 상승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참고로 현대위아의 경우 항소 이후 통상임금 관련 충당부채에 대해 16년에는 연이율 약 15%의 지연이자를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했으며, 17년 상반기에는 6%의 이자를 반영했다.

기아차의 경우 1조원에 15% 이자율을 반영하면 16년 순이익 대비 5.4%의 이자부담이 발생한다. 추가 인건비 상승여부는 3년 치 원금 3,126억원을 액면 그대로 반영 시 연간 천억원 수준이나 노사 협상과정에서 조정될 여지가 있다.

기아차의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업계의 불확실성은 늘었다

기아차의 통상임금 판결은 자동차업계를 넘어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대법원이 정한 통상임금의 3대 요건(고정성, 일률성, 정기성)을 현실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업태가 동일한 현대차와 기아차 간에도 결과에 극명하게 갈릴 정도로 기업 간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아차의 통상임금 판결은 업계 전반의 노사관계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당장 10월에 재개되는 현대차의 임금협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만약 노사간 대승적 합의가 없다면 인건비가 높고 노동시장이 경직적인 국내공장의 해외이전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박동우 기자, pdwpdh@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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