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국내 조선 3사, 카타르 LNG선 수주로 불황 벗어나나
[이슈분석] 국내 조선 3사, 카타르 LNG선 수주로 불황 벗어나나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6.0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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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별 연간 수주량은 1조1200억원~1조5700억원 수준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왼쪽 두번째)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알카비 QP 회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왼쪽 두번째)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알카비 QP 회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업체들이 카타르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를 따내며, 업계 불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일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LNG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연간 LNG 생산량을 기존 7700만톤에서 오는 2027년까지 1억2600만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카타르는 보유 LNG 캐리어를 74척에서 190척까지 늘릴 필요가 있었다.

이번 계약은 QP가 2027년까지 이들 3개 조선사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부분을 확보하는 내용이다.

통상 대규모 사업에선 정식 발주 전에 선박 건조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는다. 앞서, QP는 2027년까지 LNG선 100척 이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세계 LNG선 건조량의 약 60%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QP는 이번 사업 규모는 700억 리얄(약 23조6000억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카타르가 중국이 아닌, 한국 조선사들을 선택한 이유를 압도적인 LNG선 건조력에서 찾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한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중국 조선소에서 내세운 선박금융 등 강점보다 높게 평가받았다는 것이다.
 
이번 수주로 업계 불황을 이어가던 국내 조선 3사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또 이번 계약을 계기로 다른 수주 속도도 빠르게 전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타르 발주가 현실화되면서 한국 조선 3사의 도크는 가득채워지게 되므로, LNG추진엔진을 탑재해야 하는 컨테이너선과 탱커, LPG선 선주사들 역시 선박 발주를 서두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조선소들의 도크가 채워지게 되면 선박 수주선가도 오르게 될 것이며, 선가가 오를수록 선주사들의 선박 발주심리를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04년 카타르의 대형 발주, 이 후 국내 조선업체들의 LNG선 수주는 불황을 이어왔다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는 대우조선해양의 LNG 저장 재기화 선박 단 한 건 뿐이었다.
 
이러한 업황 속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모잠비크에서 LNG 발주를 준비하고 있고, 러시아 국영 에너지 업체 노바텍도 쇄빙 LNG 운반석을 추가로 발주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향후 수주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 이번 카타르 수주가 향후 5~7년간 나눠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조선 3사의 실적에도 당분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를 조선 3사가 균등하게 분배한다고 가정했을 시 각 사별 34척을 수주할 것으로 보이며, 연간 수주량은 1조1200억원~1조57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말 기준 조선사별 수주 실적은 올해 연간 수주목표 대비 다소 아쉬웠기 때문에 이번 발주 소식은 호재"라며 "게다가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최근 LNG 업황은 역대 최악의 국면이기에 대규모 발주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은 그동안 총 150여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축적해 온 우수한 건조 품질 및 납기 준수 능력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QP LNG 프로젝트가 대규모 LNG선 건조를 검토 중인 다른 선사들의 발주 계획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