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대국민 사과 첫 성과...'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 합의'
이재용 대국민 사과 첫 성과...'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 합의'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5.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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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노사 문화 정착하겠다"...이재용 사과 실천
삼성 준법위 "합의 성사 위해 애쓰신 분들께 감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노조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29일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 합의를 이루며 첫 성과를 이뤘다.
 
이날 삼성은 "김용희씨의 농성 문제가 양측의 합의에 의해 최종 타결됐다"며 "회사는 김용희 씨에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김씨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도움을 준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며 "김용희씨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라고, 앞으로 보다 겸허한 자세로 사회와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겨진 첫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앞서 대국민 사과에서 "그동안 삼성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노사 화합 상생을 도모, 건전한 노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한 내용이 실천으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이번 합의는 반도체 백혈병 분쟁에 이어 당사자와 삼성, 시민단체가 함께 사회적 합의를 함으로써 난제가 해결된 또 한 번의 사례가 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두고 구체적인 실천방안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서, 이번 김용희씨와의 합의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고공농성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사진=연합뉴스
고공농성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사진=연합뉴스
김용희씨는 지난 1982년부터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서 일한 직원으로,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회사와 다툼을 벌여왔다.
 
김씨는 24년 넘게 투쟁을 이어오다 회사에 계속 다녔다면 정년을 맞았을 시기에 맞춰 지난해 6월 3일부터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어 6월 10일 서초사옥이 보이는 강남역 철탑 위로 올라가 이날까지 300일 넘게 고공 농성을 벌여왔다. 김씨와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는 ▲삼성의 사과 ▲해고 노동자 명예 복직 ▲해고 기간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해왔다.
 
김씨와 삼성 측은 그간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하긴 했으나 소득이 없다가,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진전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에 대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환영 입장을 표했다. 앞서 준법위는 지난 3월 삼성피해자공동투쟁과 면담을 하는 등 문제 해결을 촉구해왔다.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합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신 분들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합의 성사를 위해 애쓰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