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마켓컬리 위기 수습나선 김슬아 대표는 누구?
[CEO] 마켓컬리 위기 수습나선 김슬아 대표는 누구?
  • 박진형 기자
  • 승인 2020.05.29 0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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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 강남점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0' 조직위 출범식에서 공동 조직위원장 김슬아 컬리 대표가 행사 추진방향을 발표하는 모습 I 사진=연합뉴스
5월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 강남점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0' 조직위 출범식에서 공동 조직위원장 김슬아 컬리 대표가 행사 추진방향을 발표하는 모습 I 사진=연합뉴스

마켓컬리의 서울 장지동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김슬아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사태 수습에 적극 나서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에 따르면 김슬아 컬리 대표는 전날 고객에게 발송한 '고객님께 드리는 말씀'에서 "상온1센터 재고 중 방역이 불가능한 상품을 전량 폐기하고, 센터 운영을 재개할 때까지 상온 상품 판매를 중단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다른 센터 경우에도 28일 오전까지 선택적으로 방역을 완료할 예정"이라면서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시점까지 방역 점검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들은 상품을 통한 코로나19의 전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고객이 우려하는 부분과 관련해선 모든 진행 상황을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계란 파동 당시 대형마트가 철저하게 외면당할 때 마켓컬리는 계란 입고 3시간 만에 품절이 됐을 정도로 쌓아온 고객의 신뢰는 컬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김 대표가 '진행 과정을 숨김없이 투명하게 밝히겠다'는 것도 소비자와 신뢰를 지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는 컬리가 추구하는 '나와 내 가족이 사고 싶은 상품을 판매한다' 가치와도 일맥상통한다.

김 대표는 "잘 팔릴까보다 내가 먼저 사고 싶은 지 먼저 물었고, 많이 팔릴 지 보다 많이 팔려야 마땅한 지 고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컬리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안정성, 맛 등 70여개의 내부 기준에 맞춰 철저한 검토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표이사부터 상품기획 본부장 등이 직접 먹어보고 판매할지 결정한다.

미국 보스턴 웨즐리대학을 졸업한 김 대표는 2015년 식재료 전문 온라인마트 마켓컬리를 선보였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3대 컨설팅 회사로 꼽히는 맥킨지와 베인앤컴퍼니 등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세계무대에서 뛰었던 그였다.

안정적인 삶의 궤도에서 튀어나와 불확실한 창업전선에 뛰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쁜 스케줄에 쫓기는 직장 여성들이 쉽게 장을 볼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출발점이다.

김 대표도 여성 커리우먼으로서 이런 불편함을 몸소 체험했다. 매일 장을 보기엔 물리적으로 힘들었고, 주말에 마트에 가서 일주일치 장을 한꺼번에 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밤 11시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배송되는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은 30대 여성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집을 비운 낮에 배송을 받는 것보다 새벽에 배송받고 아침에 냉장고에 넣고 싶어하는 고객의 마음을 적중한 것이다.

주부들의 필수앱으로 자리잡으면서 컬리의 성장세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2018년에 비해 매출 2.7배 증가, 누적 회원수 179% 증가, 포장 단위 출고량 191% 증가, 총 판매 상품 수 210% 증가라는 성적표를 냈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 4289억원을 거뒀다. 다만 영업손실은 975억원 가까이 냈다.  2018년에 비해 적자폭이 2.7배나 증가한 셈이다.  

신규 고객과 물류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로 손실이 늘어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년 적자 폭이 커지고 있어 지속가능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적지않다.

특히 롯데 신세계 등 오프라인 대형유통기업들도 이커머스 배송전쟁에 뛰어들고 있어 컬리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이와관련,  "적자도 투자의 개념이다. 고객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좋은 서비스를 오랫동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속 가능한 유통을 위한 다양한 투자를 기반으로 올해도 높이 성장해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