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유경의 '백화점 PB화장품'… 또 일낼까
신세계 정유경의 '백화점 PB화장품'… 또 일낼까
  • 박진형 기자
  • 승인 2020.05.21 1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I 사진=연합뉴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이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

신세계백화점은 22일 화장품 자체 브랜드(PB)인 '오노마'를 선보인다. 브랜드 기획부터 제조까지 신세계가 직접 준비했다.

그동안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을 전개해 왔다면 이번에는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고, K뷰티 고객층을 겨냥한다는 구상이다.

오노마는 신세계가 뷰티 편집숍 '시코르'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집약한 결과물이다. '백화점 소비자는 백화점이 가장 잘 안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피드백을 듣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오노마는 고대 그리스어로 이름과 명성을 뜻한다. 모두 각자 고유의 이름이 있는 것처럼 피부 역시 제각각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수분, 보습, 미백, 탄력 등 고민에 따라 맞춤형으로 골라 쓸 수 있는 6종류의 에센스가 대표 상품이다.

스킨케어에 신경 쓰는 남성들도 사용 가능하다. 오노마 제품은 성별이나 연령에 상관 없이 모든 소비자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여름 숲을 연상시키는 시원한 향을 담은 게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만의 유통·브랜딩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스킨케어 브랜드 오노마를 처음 선보인다"면서 "그동안 K뷰티 업계를 선도하며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해온 만큼 고객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특별한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화장품 미다스의 손' 정유경

정 총괄사장이 2015년 말부터 신세계로 자리를 옮긴 뒤 화장품과 면세점 사업을 빠르게 안정시키면서 업계에서 주목 받았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2012년 국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후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수 후 5년 동안은 실적이 부진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지만, 꾸준한 투자와 중국에서 K뷰티 시장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정상궤도에 올랐다.

'비디비치' 인수 당시 매출이 19억원에 불과했던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부문 매출은 지난해 368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정 총괄사장이 주도한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도 오픈 30년 만에 매장이 30개까지 증가했다.

시코르는 2016년 대구점에 처음으로 선보인 한국형 K-뷰티 편집숍이다. 백화점 1층에서 만날 수 있는 나스와 맥, 바비브라운, 슈에무라 등을 입점시키며 기존의 중소기업 브랜드가 주를 이루는 헬스뷰티(H&B) 스토어와 차별점을 뒀다.

신세계는 화장품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와 '연작'을 최근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시켰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중국 내 이커머스  7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제2의 비디비치로 불리는 '연작'에 대해선 마케팅 활동을 늘려 브랜드 파워를 올리고, 수입 브랜드 론칭도 꾸준히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 패션업체, 화장품 사업 영역 확대

현대백화점그룹도 최근 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한섬은  고기능성 화장품 개발 노하우를 보유한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한섬이 패션 외에 이종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특히 화장품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킨케어'를 정조준한 배경에는 패션 명가로써 쌓아온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서도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다.

한섬은 클린젠 주요 주주인 클린피부과, 프로젠과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 및 원재료 공급 체계 등을 협업해 화장품 개발과 제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과거 전문성 부족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PB화장품 '엘앤코스' 사업을 2년 만에 접은 바 있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