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포스트 코로나' 속도낸다...속속 현장으로
재계 총수, '포스트 코로나' 속도낸다...속속 현장으로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5.1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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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발걸음 바빠져…“코로나 이후 준비해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왼쪽)

코로나19 극복을 고심해왔던 기업들이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며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과 롯데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현장으로 속속 복귀하며 '회복기'를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현장 경영은 물론 화상 소통을 강화하는 총수들도 눈에 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생산 공장이 위치한 중국 산시성의 시안(西安)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 및 대책을 논의하면서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려면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는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해외 유일' 메모리 생산 기지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우려에도 직접 행동하는 모습으로 '적극 행보'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18일 정상 출근을 재개했다. 신 회장은 3월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이번달 2일에 귀국 후 자택에서 2주 자가격리를 마쳤다. 정상 출근을 앞두고 신 회장은 일본과 국내 자택에서 화상 회의를 열고 지속적으로 그룹의 경영 현안을 챙겨왔다.

현장으로 돌아온 신 회장은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위한 각종 회의와 보고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롯데지주 측은 전했다. 또 롯데는 7월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 중장기 전략을 발표할 계획으로, 계열사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 회장(윗줄 가운데)

SK그룹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화상) 소통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회의는 물론 사장단 업무지시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틈틈이 임원단의 실무자 격려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 왔다”며 "우리가 오래 전부터 일에 대한 생각 자체를, 그리고 사업을 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딥 체인지’를 준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SK는 제약·바이오 분야 진출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SK바이오팜은 12일 뇌전증 신약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고 밝혔으며, 최 회장은 영상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했다"며 격려했다. SK 관계자는 "앞으로도 최 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구성원들을 직접 격려하는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도 다가올 2분기에 적극 대응 중이다. 1분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다가올 2분기는 코로나 타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 협력을 논의했다.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과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의 협업 가능성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만든 배터리를 사용 중이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오른쪽)

LG그룹 역시 업무 효율성 강화와 미래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수시로 전략 회의를 열고 미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900개 업무에 로봇업무 자동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이미 12개 계열사에서 로봇 사원을 활용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로봇에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하면 고차원적인 업무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매년 상·하반기 구 회장 주재로 열리는 계열사 사업 보고회 역시 올해 한 차례로 줄여 효율성을 높이게 됐다"고 전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 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