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1년] 디지털, 고객가치 내세워 체질개선 '성공'...'위기관리능력'은 시험대로
[LG 구광모 1년] 디지털, 고객가치 내세워 체질개선 '성공'...'위기관리능력'은 시험대로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5.15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 혁신으로 체질개선 성공...'고객가치', '실용주의'도 돋보여
포스트 코로나 등 직면한 위기 속 돌파구 찾기가 관건
구광모 LG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공식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 동안 구 회장은 디지털 혁신과 실용주의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그룹의 총수로 입지를 공고히함과 동시에 LG의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사업군 대부분에 위기가 도래한 가운데 LG화학의 인도사고 등 악재가 겹치며 구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구 회장은 지난해 5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집단 동일인으로 지정하면서, LG의 총수로 인정받았다. 대기업 집단 동일인 중에서는 40대 초반에 총수에 오르며 최연소 동일인이 됐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구 회장은 10여차례의 공식 일정에 참여했다. 취임 당시에는 다른 총수들과 비교해 나이가 젊어 구 회장이 LG를 효과적으로 지휘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구 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 ‘실용주의’, ‘고객 가치 창출’ 등의 경영 철학을 내세워 이런 목소리를 불식시켰다.

특히, 구 회장은 DT와 관련,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등 계열사에 단속 반복 업무를 대신해주는 업무 지원 로봇을 전면 도입해 변화를 꾀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더 가치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구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디지털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실용주의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 구 회장은 '고객 가치 창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것을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고객의 마음을 읽었다면, 앉아서 검토만 하기보다는 방향이 보이면 일단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구 회장은 이러한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2월 LG전자 서초 R&D 캠퍼스 내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출시 예정 제품들의 디자인을 살펴보는 등 고객가치 중심의 디자인 현장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

지난 3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 회장은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의 과제는 포스트 코로나와 계열사들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이 됐다.

현재 LG전자는 15일 LG벨벳을 출시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의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위축돼 걱정이 크다. 더불어 LG화학의 인도사고 및 배터리 소송, LG디스플레이의 OLED를 통한 수익 창출 등 산적한 과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얼마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만남을 갖는 등 재계 총수들의 포스트 코로나 대비가 분주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구 회장도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