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첫 단독 만남...'위기 극복 위한 전략적 협력' 기대
이재용-정의선 첫 단독 만남...'위기 극복 위한 전략적 협력' 기대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5.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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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3일 역대 처음으로 단독 회동을 가졌다.

재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며 역대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양대 그룹 총수들의 만남으로 삼성과 현대차의 구체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대표는 이날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해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해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만남은 앞서도 여러차례 있었다.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 정부 신년 합동 인사회에서 인사를 나눴고, 이어 2월에는 정부 주재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 함께 참석했다.

지난해 6월에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당시 삼성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승지원에서 차담회를 가졌다. 같은달 3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기념 그룹 총수 간담회, 7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과의 만찬에도 함께했다.

다만, 그간의 만남은 정부가 주도한 행사나 재계 총수 모임 등에서 이뤄졌다. 사업 목적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각각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3세대' 총수로서 최근 1∼2년 사이 광폭 경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거의 매주 현장 경영을 통해 계열사를 포함한 주요 사업을 점검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도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데 이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등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4대 미래 성장 사업 가운데 하나로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선정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경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시장 리더십을 다져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를 신성장 산업으로 강력하게 육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최근 각각 "우리 사회가 보다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다",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뤄내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야 하는 두 그룹 간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두 총수간의 만남으로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