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사위' 던진 이재용 부회장...이제 남은것은
[기자수첩] '주사위' 던진 이재용 부회장...이제 남은것은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5.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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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경영 승계와 노조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자식 경영권 승계 포기 ▲무노조 경영 포기 ▲시민사회와 소통 강화 ▲준법감시위원회 활동 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특히,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SDS 관련 문제, 시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노사 문화 등 삼성이 받고있는 질타들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며 진정성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이 부회장의 사과문을 두고 재계에서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무엇보다 자식 경영권 승계를 포기한다는 선언을 지켜본 이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국내 대기업 집단 가운데, 처음으로 자식 경영권 승계를 포기하겠다고 공언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또 노조 활동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겠다고 강조한 점도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노동 3권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시민사회와의 소통 강화와 준법위의 활동보장 등을 언급한 점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삼성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이 부회장이 진정성과 과감한 결단, 의지를 담아 사과문을 발표한 만큼, 이제 다음 과제는 '구체적인 실천'이다.

이번 사과는 앞서, 이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설치를 요구한 준법위의 권고를 계기로 이뤄졌다.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개선책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목소리와 재판을 넘기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오히려 대국민 사과와 함께 준법위 활동을 앞으로도 보장한다고 한 점을 생각하면, 구체적인 방안도 머지 않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사과문에서 '보장하겠다', '하지 않겠다' 등 이 부회장이 명확한 표현으로 약속한 점도 삼성의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 부회장의 파격선언으로 향후 재판부의 판결과 이 부회장의 행보에 더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6일 사과문에서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다짐처럼 삼성이 이번 사과문 발표를 계기로 '뉴삼성'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본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