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대림산업 대우 현산 등 주요건설사 1분기 양호...2분기 전망은?
[실적분석] 대림산업 대우 현산 등 주요건설사 1분기 양호...2분기 전망은?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5.0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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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대와 국제유가 급락, 부동산 규제 강화라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1분기 주요 건설사 성적은 대체로 흡족했다. 

시장 기대치에 소폭 못 미친 현대건설과 GS건설을 제외하면, 나머지 건설사의 실적은 컨센서스를 뛰어넘거나, 이에 부합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큰 경향을 보였으며, 주로 해외사업장의 공기 지연과 간접비용 증가 등이 관찰됐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양호한 실적 시즌을 보냈다"며, "저유가 영향과 코로나발 주택공급 둔화 영향이 1분기 나타났다는 점이 특징이다. 앞으로 건설사는 양호한 재무구조와 현금 창출역량을 통해 하반기 이후 다양한 자본투자 수주나 M&A, 주주환원책을 기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대림·대우·HDC현산·삼성ENG '기대치 상회'

일부 건설사들은 초유의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도 시장 기대치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1분기 매출액 2조5094억원, 영업이익 29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1%, 20.5% 증가했다.

건설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과 연결자회사인 삼호의 실적 서프라이즈(발표치 699억원), 고려개발과 Cariflex의 연결 편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건설사업 모든 부분의 원가율이 개선돼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했다"며 "다만 석유화학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제품 수요감소 및 유가 급락에 따라 일시적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1분기 말 수주 잔고는 작년과 대동소이한 20조6236억원으로, 순현금 530억원의 견실한 재무건전성 역시 보여줬다.

대우건설도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1209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전년대비 22.7%나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1.99조원)은 주택/건축 부문 실적 둔화로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2.2%, YoY)했으나, 영업이익은 해외 토목/플랜트 추가원가 반영 이슈의 소멸로 인한 플랜트/발전 부문 매출총이익률 개선 효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분양 가이던스로 약 400세대가 증가한 3만5150세대를 제시한 대우건설은 이번 2분기(약 1.7만 세대) 분양 계획 현실화 여부가 주택부문 실적에 핵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와 유가 하락 등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악화에도 주택건축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해외 사업장도 점차 정상화되고 있어 극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국내 건설사 최초로 공시한 향후 3개년간 수주 및 매출 목표 달성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료: 하나금융투자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이번 분기 매출액 1조38억원, 영업이익 1364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9%, 2.2% 상승했다. 1조원 매출과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모두 달성했다.

특히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 대전 아이파크 시티 등 대형 사업지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인식된 것이 매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또 외주사업 실적과 자체사업지인 청주 가경 아이파크 2단지의 준공 영업이익도 13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35.7% 오른 것도 눈에 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번 실적을 발판 삼아, 한층 강화된 펀더멘털을 토대로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도 1분기 연결 매출액 1조5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치를 보이면서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지만 이 역시 시장 컨센서스(약 780억원)를 상회한 수치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종료프로젝트의 정산이익 등 일회성 요인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동기대비 28.2% 감소했으나, 올해 멕시코, 말레이시아, 미국 등 비중동지역에서 수행한 FEED(기본설계) 프로젝트의 EPC 전환을 앞두고 있어 수주성과를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핵심은 저유가의 장기화 여부가 될 것이며, 향후 유가 안정화 시 빠른 속도로 발주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현대·GS건설·삼성물산 '수주 강세'

수주가 눈에 띄게 강세를 보인 건설사들도 있다.

현대건설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했지만, 수주는 눈에 띄게 약진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신규 수주 9조931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분기(2조9044억원) 대비 액수가 241.9% 늘었다. 3개월 만에 올해 초 정한 수주목표(25조1000억원)의 약 40%를 달성한 것이다. 

특히 1분기 해외 부문의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2577억원에서 올해 6조487억원으로 22.5배나 대폭 늘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공사 등 해외에서 굵직한 사업을 따낸 것이 수주량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도 전반적 해외수주 감소세에도, 1조7390억원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는 국내(8760억원)와 합하면 지난해(1조1810억원)에 비해 20% 증가한 수치(2조6150억원)다.

이로써 이 회사는 올해 수주 목표로 잡았던 11조1000억원의 23.6%를 이미 충족시켰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한 GS건설도 올해 1분기 수주금액 2조2690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1조3750억원)에 비해 65% 증가했다. 

다만 GS건설의 경우 국내(2조1290억원)가 차지하는 비중(93.8%)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수주의 경우 전년 1750억원에서 올해 1400억원으로 20% 감소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폴란드, 영국에서 모듈 건축 기업을 인수했으며 미국에서도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선진국 시장 진출이자 미래를 위한 기술에 투자해 신사업을 개척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2분기 전망, 우려vs기대 공존

2분기는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국내 아파트 분양에는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경쟁력과 관건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해당 분기 대규모 분양이 예정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 1만6920세대의 대우건설을 비롯해, GS건설 1만3530세대, 현대건설 1만1556세대가 예정돼 있다.

반면 해외 수주 기대감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잠잠해지는 양상인 국내와는 달리, 올봄 들어 '코로나19 본격 영향권'에 들어온 해외의 사정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입출국 통제는 물론 라마단 기간 돌입, 유가하락으로 재정 상황이 어려워진 중동 등 암초가 곳곳에 놓여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시장 상황 및 수주 전망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상황 자체가 급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이미 장기간 신사업 추진이나 해외 수주처를 넓혀 왔던 건설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본격화될 코로나19 영향을 누가 가장 먼저 만회할지가 승부처"라며, "코로나19의 위기 대응 능력이 곧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정환 연구원은 "향후 핵심은 저유가의 장기화 여부가 될 것"이라며 "향후 유가 안정화 시 빠른 속도로 건설사들의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측면에서는 2분기가 국내 건설의 계절적 성수기"라며, "코로나가 현 수준에서 진정세를 이어간다면 완만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