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히스토리①] 70년 동안 사랑 받은 칠성사이다
[음료 히스토리①] 70년 동안 사랑 받은 칠성사이다
  • 박진형 기자
  • 승인 2020.04.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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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사이다 광고 화면 I 사진=롯데칠성음료

올해로 출시 70주년이 된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탄산음료 '칠성사이다'가 누적 판매량 295억캔을 돌파했다.

29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칠성사이다(250mL)는 올해 4월말까지 약 295억캔 팔렸다.

한 캔당 높이가 13.3cm인 제품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 둘레(약 4만km)를 98바퀴 돌 수 있는 392만km에 달한다. 롯데월드타워(555m) 707만개를 쌓은 높이와 같다.

칠성사이다는 지난해 10억캔 이상 판매됐다. 이는 초당 33캔 판매된 꼴이고, 우리나라 국민 1인당(5180만명 기준) 20캔씩 마신 셈이다. 

칠성사이다의 지난해 매출은 4200억원을 기록했으며 국내 사이다 시장의 70%에 달하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1967년 출시된 칠성사이다 I 사진=롯데칠성음료
1967년 출시된 칠성사이다 I 사진=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가 처음 출시된 것은 6.25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950년 5월 9일이다. 1949년 12월 15일에 최금덕, 박운석, 방계량, 주동익, 정선명, 김명근, 우상대 등 7명이 주주가 세운 '동방청량음료합명회사'의 첫 작품이었다.

이들은 각자의 성이 모두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칠성(七姓)'이라는 제품명을 쓰려 했지만, 회사의 영원한 번영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별을 뜻하는 성(星)자를 넣어 '칠성(七星)'으로 결정했다.

새 제품의 탄생을 기념하고자 회사의 창립기념일을 1950년 5월 9일로 정했다. 그 후 칠성사이다를 만드는 회사의 이름은 한미식품공업(1967), 칠성한미음료주식회사(1973)를 거쳐 현재의 롯데칠성음료까지 사명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칠성사이다’의 정체성은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연륜이 오래되다 보니 '칠성사이다'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그 중에서도 삶은 달걀과 김밥, 칠성사이다의 조합은 특히 유별나다. 이 셋은 '소풍삼합'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모든 중장년층에게 삶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추억이다. 누군가에게 마음 설레는 소풍을, 먼 길 떠나는 기차여행을, 아이들에게 보냈던 부모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과도 같다.

그렇다고 중장년층만 즐기는 추억의 브랜드 정도로 생각하는 건 섣부른 오해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갑갑한 상황이 시원하고 통쾌하게 풀리는 것을 표현할 때 '사이다'라고 표현한다. 이렇듯 칠성사이다는 각자에게 다른 의미와 추억을 선사하며 그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칠성사이다 주요 제품 I 사진=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가 오랜 시간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맛이 꼽힌다. 그 비결을 살펴보면 우수한 물 처리 시설을 갖추고 순수하게 정제해 레몬과 라임에서 추출한 천연향만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칠성사이다는 카페인, 인공향료, 인공색소가 없는 '3무 음료'이면서 레몬향과 라임향의 조화와 적당한 탄산 강도로 한국인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다른 요소는 소비자들이 70년의 긴 세월 동안 칠성사이다 맛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즉 '칠성사이다의 맛 = 사이다 본래의 맛'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 경쟁사의 제품 침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안성공장 칠성사이다 병 생산 라인 I 사진=롯데칠성음료

품질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칠성사이다는 초기부터 사카린을 넣지 않은 순수한 사이다로 이름을 알렸다. 1960년에는 원당(原糖) 국제 시세가 급등하면서 설탕을 50%만 넣고 사카린을 섞는 이른바 '반탕 사이다'가 유행했지만 칠성사이다는 품질에 양보가 없다는 원칙으로 100% 설탕을 사용한 '순탕 사이다'를 고수하며 소비자에게 고급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칠성사이다 빈티지 패키지 I 사진=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 빈티지 패키지 I 사진=롯데칠성음료

마케팅도 한 몫했다. 칠성사이다는 1980년대 이후부터 사이다의 투명함이라는 속성을 앞세워 '맑고 깨끗함'을 내세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했다. 경쾌한 리듬의 "슈슈슈비 슈비슈바 칠성사이다…"로 시작하는 CM송과 함께 탄산음료 특유의 신선한 느낌을 영상화했던 광고들은 청량음료 욕구를 자극했다.

또 백두에서 한라까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을 소개하는 광고와 함께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환경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맑고 깨끗한 칠성사이다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레트로 감성의 광고 온에어, 추억 감정소 이벤트, 버스정류장 녹화(綠化)사업 추진, 한정판 굿즈 판매, 70주년 사사(社史) 제작 등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칠성사이다가 70년간 누적 판매량 295억캔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의 꾸준한 사랑과 제품에 대한 신뢰 덕분"이라며 "70주년을 맞아 칠성사이다 신제품 및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한 굿즈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