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현대차, 1분기 기대이상..."위기의 2분기가 과제"
[실적분석] 현대차, 1분기 기대이상..."위기의 2분기가 과제"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4.2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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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믹스개선과 환율 효과로 선방
내수 판매는 양호...2분기 수출이 관건
증권가, '매수' 의견 유지...목표주가는 최고 14만원

현대차가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2분기가 극복해야할 과제로 꼽혔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5조3194원, 86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5.6%, 4.7%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전망치인 7147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 신차 효과로 코로나19 극복하고, 1분기 선방

현대차는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믹스 개선과 환율 효과로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1분기 도매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한 90만3000대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할 경우 83만8000대를 판매했다.

북미와 러시아 판매가 각각 전년동기 대비 17%, 5% 증가한 반면, 한국(-14%), 유럽(-16%), 인도(-19%), 중남미(-19%) 기타(-1%) 판매가 감소했다.

지분법 대상인 중국 판매는 코로나19 사태에 큰 영향을 받아 같은기간 대비 52% 감소했다. 다만, 판매 감소에도 ASP 상승으로 매출액은 6% 증가했는데, 자동차(5%), 금융(8%), 기타(4%) 매출액이 증가했다.

전체적인 물량 감소는 6% 감소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믹스개선(7%)과 환율 효과(+3%), 기타 요인(+2%)에서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믹스개선에서는 SUV와 D급 세단 비중이 각각 4.9% 포인트, 3.7% 포인트 확대되면서 ASP 상승에 기여했다.

영업이익률은 3.4%를 기록했는데, 자동차, 금융, 기타 부문이 각각 2.9%, 5.2%, 4.5%를 기록했다. Aptiv와의 JV 설립에 따른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자동차 부문의 영업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 감소한 4692억원을 기록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 부문의 이익률 하락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전망 하락 가능성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했기 때문"이라며 "영업외 손익은 지분 법이익 감소와 신흥국 환율영향으로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을 통해 신차 효과(제품 믹스 개선, 인센티브 축소→ ASP 증가)가 다시 한 번 확인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일회성 이익 기반, 해외 수요 감소에 따른 2분기 실적 우려 등에 따라 주가 모멘텀으로의 작용이 어렵기 때문에 아쉬운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 위기의 2분기...현대차 "빠른 경영 안정화 위해 총력"

2분기 전망에 대해 증권가와 현대차 모두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자동차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자동차 수요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선진국과 함께 신흥국 판매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판매 회복에 대한 전망은 그 어느 떄보다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차와 유사한 분석을 내놨다. 다만, 견조한 내수를 바탕으로 부진한 수출 실적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GV80, G80, 아반떼로 이어진 신차 효과로 2분기 내수는 견조할 전망"이라며 "이달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이미 선제적인 수출 감소가 예상되며, 향후 수출의 회복 속도에 따라 2분기 실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판매 물량의 상당 부분이 현지 재고로 쌓여 있어 2분기 출고 물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달 미국 전체 시장 판매는 전년비 50% 가까이 감소해 3월보다 더욱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빠른 경영 안정화를 위해 위기대응 시스템 구축, 유동성 리스크 관리, 전략적 재고 및 판매 운영 등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향후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내수시장의 신차 판매와 제품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운영 등을 통해 해외사장에서의 실적 악화를 만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투자의견 '매수' 유지...목표주가는 11만원~14만원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대부분 기존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24일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TB투자증권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11만원에서 14만원 사이에서 형성됐다. KTB증권이 가장 높은 14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고, 한투증권, 유진투자증권이 각각 11만원을 제시했다.

이한준 KTB증권 연구원은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져 있으나, 유럽, 미국 순으로 산업수요 회복세가 시작된다면 상승여력 부각될 전망"이라며 "회복을 가정하고 있는 2021년 이후의 정상 ROE(자기자본이익률) 6% 대비 저평가 영역에 있어 목표주가와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복이 가시화 되기 전까지는 주가 변동성 확대 구간을 지날 것"이라며 "판매량 추정치는 이미 코로나19 여파를 반영하고 있으나, 금융 부문 등 수익성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역대급 신차 싸이클이 코로나19로 퇴색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올해 이익은 급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