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두산중공업 외화 채권 대출로 전환...'정상화 방안은 상반기 내 결정'
수은, 두산중공업 외화 채권 대출로 전환...'정상화 방안은 상반기 내 결정'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4.2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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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달러 규모 외화채권 상환하기 위한 용도로 대출
시중은행들은 채권 회수 자제·만기 연장으로 지원중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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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이 오는 27일 만기 도래하는 두산중공업의 5억달러의 외화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용도로, 1년 만기로 5868억원의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

수은은 21일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주재로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외화 채권을 지급보증한 수은이 자금난을 겪은 두산중공업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갚지 못하면 결국 지급보증한 수은이 대신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출 전환으로 수은의 두산중공업 대출 잔액은 1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대신 보증 잔액은 5000억원으로 줄었다.

앞서, 수은과 산업은행은 지난달 26일 '5대 5' 부담으로 두산중공업에 1조원을 긴급 지원한 바 있다. 이후 두산그룹은 재무구조 계선계획을 포함한 자구책을 마련해 지난 13일 채권단에 전달했다.

수은은 "이번 대출 지원이 (채권단의) 추가 지원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며 "추가 지원은 자구안의 타당성과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수은은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 방안은 실사를 거쳐 상반기 중 최종안이 확정된다고 밝혔다.

수은이 채권을 대출로 전환해 줬으나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규모는 4조2000억원이다. 회사채 1조2500억원, 국책은행 대출 1조1000억원, 시중은행 7800억원, 외국계 은행 3600억원,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등 7000억원 등이다.

수은은 "시장성 차입금 잔액은 약 1조2000억원 수준"이라며 "추가로 필요한 자금 규모는 실사가 끝난 이후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조원이 넘는 시중은행 대출과 관련해서는 "시중은행은 산업은행이 개최한 채권은행 회의 등을 통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기존 채권 회수 자제와 만기 연장 등의 방법으로 지원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은은 자구안에 인력 구조조정 내용이 포함됐는지에 대해선 "두산중공업은 2월부터 명예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회사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